주인 없는

3월 23일

by 한우주

주인 없는 할머니 댁. 방바닥에 등 대고 누워 뒹굴뒹굴 멍 때리고 있는데 삼촌과 함께 사는 강아지가 배 위로 달려온다. 목을 껴안고 얼굴이며 팔이며 잔뜩 핥는다. 정말 오래간만의 스킨십이다. 같이 사는 고양이는 무릎에 가만 앉아있는 정도가 최고의 애정표현이기에 이렇게나 달려드는 찐한 애정표현은 정말이지 오래간만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결핍은 누구나 있고 그 결핍이 여러 가지 모습을 만들기도 무언가를 하게 하기도 한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쉴 새 없는 강아지의 애정 공세에 자꾸만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그립다.

답답한 가슴 한쪽이 서늘해져 온다. 생각은 다양하게 복잡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또 삼켜버린다. 그래도 나아지리라는 기대보다는 변화하는 삶을 응원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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