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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잘하는약 자녀 위해 처방받다 적발되었다면

메틸페니데이트

by 이동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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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게 해주는 약"이라 들었을 땐, 대부분 고개를 끄덕입니다. 메틸페니데이트, 낯설지 않죠. 학부모님들이라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집중력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 간절함. 그 욕심, 이해 못할 사람 없습니다. 하지만 검색창에 "공부잘하는약"을 치는 순간, 이미 선을 넘은 생각이 시작됐다는 걸 자각하셔야 합니다. 그 마음이 결국 ‘처벌’이라는 단어 앞에서 얼어붙고 나서야 상담 전화가 오곤 합니다.


왜 부모가 아이를 위하려 한 선택이 범죄가 되어야 하나요? 정말 그렇게까지 무거운 문제일까요? 단지 약 하나 샀을 뿐인데? 이 질문들, 익숙합니다. 하지만 법은 감정이 아닌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그 기준 안에서 ‘약 하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명백한 규정 안에 들어 있죠.


향정신성의약품, 경계선을 넘는 순간

메틸페니데이트. 정확히는 ADHD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학업 능력을 높이는 용도, 이른바 '공부약'으로 불리기 시작했죠. 그 이유, 단순합니다. 먹으면 집중이 잘 된다는 경험담. 입소문은 타고, 불법 구매로까지 연결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약, 분명히 의료 목적이 아닌 사용은 불법입니다. 그 사실을 모르지 않으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니까’라는 단서가 그 불법을 덮을 수 있을 거라 믿으셨던 거겠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의도’보다 ‘행위’입니다. 이 약을 처방 없이 구입하거나, 자녀를 대신해 대리 처방을 받는 행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간단히 말해 ‘마약 범죄자’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겁니다. 처벌? 가볍지 않습니다. 형량이 10년 이하 징역에 벌금까지 더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아이의 집중력 향상이 내 가족의 전과자가 되는 이유가 되어야 할까요?


처벌을 줄이려면, 감형을 얻으려면

불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서 처벌이 면제되는 건 아닙니다. 초범이라도, ‘마약’이라는 단어가 붙는 이상 수사기관의 접근은 엄중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변호사로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모든 상황이 그대로 실형으로 직행하지는 않는다는 것.


단,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행위에 대한 철저한 인정’과 ‘반성의 진정성’, 그리고 ‘재범 가능성 차단’입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증명하느냐가 문제겠죠. 바로 그 부분에서 법률가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양형에 반영될 수 있는 자료를 모으고, 반성문과 탄원서를 정리하고,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야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또 한 가지. 구속 여부는 증거 인멸 가능성과 도주의 우려에 따라 판단됩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내가 왜 구속돼야 하냐’며 당황해 하십니다. 하지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약물을 유통하거나 대리 처방을 받은 정황이 명확하면 일단 확보 후 조사하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그 결과, 체포되기 전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마무리하며

검색창에 "공부잘하는약"이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부터 이미 부모님의 선택은 어떤 방향으로든 ‘법’과 맞닿게 됩니다.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법은 ‘이해’만으로는 풀리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걱정과 두려움 속에서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불안한 상태에서 대응을 잘못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자녀를 위한 선택이 더는 가족의 불행이 되지 않도록 법적 대응, 지금 바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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