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대는 애기 지, 애기야"
"안녕하세요"
"아이구 어디서 이렇게 예쁜 시악시 들이 많이 왔어"
"놀러 왔어요 어르신들하고 놀고 싶어서요"
"아이구 고마워, 이런 노인들을 위해 왔다구"
충주 000리 마을 회관이다
이 동네에 지인이 있어 함께 마을회관에 어르신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다녀왔다
꽃꽂이 사범이신 언니가 브로치를 만들기 재료를 준비하여 어르신들과 브로치를 만들었다
와~~ 브로치 예쁘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브로치입니다
정말 다들 너무 좋아하셨어요
"우리 딸이 오늘 환갑이야 하나 더 만들어 줘 봐요, 선물 주게"
"아~ 네네"
즐겁게 예쁜 브로치도 달고 딸 선물도 챙기고 신이 나셨어요
"아유 이렇게 좋은걸 동네 사람 다 모이라고 해야겠네"
하시더니 갑자기 7~8명의 젊은 어르신들이 들어오신다
알고 보니 70대 젊은 어르신들
옹기종기 따로 모여 앉아 늦깎이 브로치 만들기에 열을 올리신다
다음 시간
이제는 맛있는 간식타임
함께 만들어 먹어요
이찌방 나영주 샌드위치의 영주쌤이 샌드위치 재료를 준비하여 함께 했다
빵에 쨈을 바르시고 베이컨 한 장, 샐러드를 듬뿍 넣고 또 치즈 한 장 넣어 만들어요
샐러드를 듬뿍 넣으세요 ^^
"너무 조금 넣으셨어요"
다시 더 넣어드리고, 쨈도 듬뿍 발라주어, 드디어 완성된 샌드위치
"너무 맛있다!"
맛있게 드시고는
"집에 있는 영감도 갖다 주게 더 줘요"
"네! 예쁘게 잘라 포장까지 완벽하게 해 드릴게요"
샌드위치에는 커피가 있어야지 하시면서 벌써 저쪽에서는
발 빠른 젊은 어르신이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타서 한잔씩 돌린다
드디어 저의 시간입니다
"저는 백수의 시어머니를 32년 모셨어요
그런데 금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님이 건강하게 백수를 누리신 건강비결을 공개하겠습니다"
모두 귀를 쫑긋 세우셨다
"아이구 대단하네"
"잘했어"
말 한마디마다 피드백이 장난이 아니다
"맞어" "그렇지"......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왕언니가 95세란다
"왕언니? 어디 계세요" 하고 불러 보았다
왕언니가 대답한다
"왕언니, 80대의 분들 보면 어때요?"
라고 묻자 "애기 지 애기 여" 하신다
80대 어르신들은 손뼉 치며 좋다고 웃으신다
어르신들에게 먼저
"걱정을 버리세요"라고 다 버리자고 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작은 일에도 "고마워"라는 인사를 잘하세요
"그게 잘 안돼"
"잘 안되면 거울보고 연습하세요
어르신들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입니다
유명한 배우들도 대사 연습을 많이 한대요
어르신들도 모두 배우니까 연습 많이 하세요"
"고맙다", "고마워", "고맙습니다"라고
그리고 "많이 웃으세요"
건강의 비결은 많이 웃는 거라고.
.........
화기 애애한 분위기 속에
박장대소, 웃음소리....
어르신들이 얘기한다
"선상님들, 이렇게 노인들을 대우해 주고, 찾아와 주고, 좋은 말 해주니 너무 좋아요!"
"언제 또 올껴"
"꼭 또 와요"
하신다
마지막 한분 한분에게 예쁘게 포장된 꽃 두, 세 송이를 선물로 드렸다
너무 감동하셔서
"내 생전에 이런 꽃은 처음 받어 봐~"
"영감한테도 안받어 봤어"
"꽃이 너무 이쁘네"
95세의 왕언니와 건강하시라고 깊은 포옹을 했다
말씀도 또박또박 잘하신다. 멀리 저 건너에 사시는데도 혼자서 잘 오신다고
대단하시다고 왕언니를 칭찬한다
한분 한분 집으로 돌아가시면서도 계속 돌아다보며 손을 흔드신다
"또 와요" "꼭 또 와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
"오늘 최고야"
사람 사는 기분을 느낀 여운이 많이 남는 하루가 되었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 체 삭막하게 살고 있는 현대사회
사람이 죽어도 며칠 째 방치되어 썩은 시체가 발견되는 뉴스를 접하는 요즘이다
지하철을 타면 모두 휴대폰만 들여다보며 혼자 즐긴다
옆사람을 쳐다볼 겨를도 없이.
뭐가 그리도 바쁜지 도시 사람들의 발걸음은 빠르게 지나간다
도시 속의 어르신들에게는 각 구별로 노인대학이라는 사회복지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침에 노인대학에 가서 하루 종일 노래도 배우고 요가, 운동, 한글, 영어, 수지침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 자신이 하고 싶은 수업에 참여하여 공부하고, 놀고 오후에 돌아오신다
나의 시어머니도 친정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노인대학 덕택에 노후를 무료하지 않게 보내셨다
그와 달리 시골에는 젊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하기위해 도시로 다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어르신들은 매일 마을회관에 삼삼오오 모여 하루를 보내신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으니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화투놀이를 하거나, 때가 되면 같이 밥을 해 드시면서
지내신다. 지인의 얘기를 듣고 찾아갔는데 뜻밖의 환대 덕분에 우리는 보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50대와는 달리 60이 되고 보니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자꾸 60인데 뭘 배워? 지금 너무 늦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커다란 장막이 되어 가로막고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은 30대에도 40대에도 50대에도 해 왔던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평소 강의 준비를 위해 책을 읽고, 인터넷으로 자료검색을 많이 하는 편인 나에게
우연히 알게 된 mkyu대학.
평생교육을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이 나에게 꼭 맞는 것 같아 시작했는데 점점 배울게 많아진다.
시대는 정말 많이 변했다 우리가 부모님을 책임지고 모시고 살았던 것처럼
내 자식들이 우리를 책임지게 하고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물론 나 자신부터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더군다나 초고령화 시대, 저출산, 근로인구의 감소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젊은 근로자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인구가 너무 과중된다는 뜻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로 향후에도 계속 증가하여
25년에는 20.3%에 이르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니,
중장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건강하고 능동적인 사회생활 창줄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머지않아 젊은 근로자 부족, 고령인구의 경제문제등으로 다시 근로 현장에 복귀해야 할 날이 올 것 같다
여성 평균수명 86세, 수명은 점점 늘어나는데 평균수명까지만 산다고 해도
지금 60이라면 평균적으로 26년이상을 더 살게 된다
신체의 노령화를 고려하여 할수있는 일이 있다면, 돈도 벌면서,
더욱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근로 현장에서 우리를 필요로 할 때, 할 수 있는 공부를 해 놓아야 한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서는 80대, 90대이면서 주식으로 경제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다
살아가는 동안 생애 우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늦었다고 회피하는 것은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지나고 나서 '그때 했었으면 좋았을 걸' 하면서 후회를 남기면서
그런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번 마을회관 방문으로 나는 엄청나게 젊어졌다
"80도 아직 애기 지" 라고 하시던 왕언니의 말씀이 귓전에 맴돈다
#너무늦은거야 #자기변명 #초고령화 #60대 #봉사 #마을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