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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비 Oct 20. 2022

# 7.내 소신대로 나답게!

s는 회사에서 '짠순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수수한 옷차림, 커트머리를 한 s.

"화장도 하고 파마도 좀 하고 다녀." 많은 사람들이 s에게 말한다.

"난 이게 좋아." s는 사람들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한다. 늘 한결같다.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고집스럽게 비칠 수도 있다.


s와 여러 번 밥을 먹었다. 내가 한번 계산을 하면 다음엔 어김없이 s가 계산을 했다. 사람들은 s가 돈을 잘 안 쓰는 짠순이라고 했는데, 꼭 그런 것 같진 않았다. 사람은 같이 부대끼면서 겪어봐야 잘 알 수 있는 것 같다. 보이는 겉모습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s는 3층짜리 상가주택에서 살고 있다. 1,2층 상가에서 월세를 받는다. 사람들은 그렇게 아끼면서까지 건물주가 되고 싶진 않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리고 s에게 밥 좀 사라면서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s는 아무렇지 않게 흘러버렸다.

아끼면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누구의 눈에는 답답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씀씀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권리는 없다. 그렇게 얘기하는 자신들은 얼마나 경제관념이 뛰어난지 모르겠다.


s는 말수가 많지 않고,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다.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다는 건 훌륭한 일이다.  s에게 한 얘기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남의 얘기를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신뢰를 잃는다. 늘 한결같이 검소하고, 말수가 적은 s에게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난 가끔 충동적인 소비를 한다. 비싼 명품을 사진 않지만, 자주 소비를 한다. 즉흥적인 소비가 가끔은 후회를 불러온다.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잘 입지 않은 옷도 있다. 반품을 하는 것조차 귀찮았기 때문이다.  대책 없는 소비습관이다. s처럼 검소하게 살 자신은 없지만, 무분별한 소비습관은 개선해야 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자수성가한 부자들을 동경한 적이 있다. 그런 부자들은 분명 소비습관이 나와 다를 것이다. s와 밥을 먹고 등산을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s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때로 우리는 자신의 마음조차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물며 타인에 대해 얼마큼 잘 알겠는가?


남들이 뭐라고 떠들어대든 소신대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s를 응원한다. 타인에게 증명하기 위해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나는 서 있다. 타인의 시선과 판단이라는 세계 속에서 벗어나자! 나는 그냥 나대로 나답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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