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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비 Oct 20. 2022

# 9. 손은 움켜쥐는 것보다 펴는 게 더 쉽다.

"송희야! 네 큰아빠가 너 좋아하는 거 한 박스 보냈다."

송희 엄마(회사 동료)가 택배 상자를 열며 말했다.

"뭔데요?"

방에서 음악을 듣던 송희가 헐레벌떡 달려와 상자 안을 들여다보았다.


"우와~~!"

 비요뜨가 잔뜩 들어 있는 걸 확인 한 송희는 당장 큰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큰아빠! 고맙습니다!"

"큰아빠! 짱! 짱! 짱!"

송희는 몇 번이나 고맙다고 큰소리로 외쳤다.


"냉장고에 잘 정리해 놔라. 한동안 비요뜨는 실컷 먹겠네~"

송희 엄마는 신나 하는 송희를 보고 말했다.


냉장고에 정리를 하던 송희가 휴대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톡에 동영상을 올리고 문자를 썼다.

[우리 큰아빠가 비요뜨 많이 사줬는데, 비요뜨 먹을 사람?]


"송희야! 냉장고 정리하랬더니 뭐하니?"

냉장고 정리를 하다 말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송희가 못마땅한 엄마가 물었다.


"엄마, 내가 친구들한테 비요뜨 먹을 사람? 하고 단톡에 올렸어."

송희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이구, 너 좋아하는 거라고 큰아빠가 생각해서 보내주신 건데 받자마자 퍼줄 생각이나 하고......"

"누굴 닮아서 퍼주는 거 좋아하는지......"

엄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누굴 닮긴~~ 엄마, 아빠 딸인데."

"엄마, 아빠 닮았지."

"봐. 봐. 친구들이 엄청 좋아하잖아.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송희는 다용도실에서 쇼핑백 몇 개를 들고 오더니, 비요뜨를 담기 시작했다.


"엄마, 나 사회생활 엄청 잘하지?"

"엄마 딸 송희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쇼핑백을 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송희를 엄마는 물끄러미 바라봤다. 

'피는 못 속이지' 송희 엄마는 속으로 생각했다. 송희네 집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뭐든 나눠주고 베푸는 성향들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게 송희네 집의 매력이다.


퍼주는 거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송희는 오늘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

"하하 호호"

한창 웃음도 눈물도 많을 나이,

그녀 곁에는 눈물보다 웃음이 많다.


#송희는 친구들이 많다. 병원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송희에게 주말은 꿀처럼 달달하다.

친구들과 핫한 커피숍에 앉아 몇 시간씩 수다도 떨고, 새로 생긴 술집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보낸다.

가끔은 집 마당으로 친구들을 불러 모아 삼겹살 파티도 벌인다. 

송희는 생일에 어마어마하게 선물을 많이 받는다. 그만큼 송희도 친구들에게 선물을 많이 줬을 것이다. 세상에는 일방통행인 관계는 없다.

: 그녀의 20대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생기가 넘치는 그녀의 삶.

좋은 사람들에게 뭐든 나눠주며 살아간다. 그 사이 행복함을 만끽한다. 나눔은 사랑이고 행복이다.

그녀는 제대로 잘 살아내고 있다.


:손은 움켜쥐는 것보다 펴는 게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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