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보 다리 위를 달리는 우리ㅡ 코로나 이전 이야기입니다.ㅡ
충주 비내섬에서 여주 여주보까지 왕복 83km 라이딩 2탄!
우리는 강천보 다리 위를 신나게 달리고 있다. 늘 남편은 사진사 역할을 해서 늘 우리 둘의 흔적만 남는다. 사진사 역할에 리더 역할에 고생이 많은 남편. 고마워~~
아스팔트 위의 열기가 온몸으로 전해지면서 허벅지와 엉덩이의 근육통이 강도를 더해간다. 하지만, 통증을 참아가면서 우리의 몸에 굳은살이 박힌다.
고통을 인내하면서 내 마음과 네 마음이 더 단단해지길 바라~~~
강천보 인증센터강천보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을 찍었다. 지치고 고통스러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장거리 라이딩이다. 그렇게 달리다가도 저 빨간 박스가 보이기 시작하면 저절로 힘이 솟는다. 그래서 빨간 박스(인증센터)는 조금 더 달리고 나아가는 데 있어 계기가 된다.
‘아! 드디어 쉴 수 있어!’라는 희망과 ‘또 하나의 도장을 찍는구나.’라는 성취감에.
또 다시 출발!또 다시 출발!! 내 옆에 네가 있고, 네 옆에 내가 있다. 라이딩을 하는 처음부터 끝, 그 모든 순간에 우리는 함께 한다.
“아자! 아자! 파이팅!”
가끔은 큰 소리로 서로를 격려하고 채찍질 하기도 하면서 우리의 여행은 계속된다.
늦은 점심 , 허기를 채우다.늦은 점심이었기에 라면을 맛있게 먹는 아들.
고난이도의 운동 뒤에 먹는 음식은 뭐든 다 맛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그 말이 딱! 이럴 때 적용된다.
‘비워져야 채울 자리가 있다.’ 갑자기 떠오르는 문구.
어디선가 주워 들은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리쏭하다.
비우고 채우고 다시 비우고.
어쩌면 삶은 그 굴레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허기와 배부름을 느끼며 살아간다. 허기나 지나친 배부름은 곤욕이다.
적당한 배부름? 그 정도가 딱 좋다.
하지만, 우리는 식욕이라는 탐욕에 의해 때로 과식을 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제어하고 욕심을 버릴 줄 아는 것 또한 미덕이다.
우리는 식사 후에 다시 달릴 것이다. 채운 것을 다시 비우기 위해.
어찌 보면 참 아이러니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가끔 ‘다르다’와 ‘틀리다’의 표현을 잘못 써서 아이에게 지적을 받을 때가 있다.
두 단어가 명백히 다르다는 것은 잘 알지만, 어느 순간 습관처럼 틀리게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튼 우리는 라이딩을 통해 비움과 채움의 과정을 경험한다.
여주보 도착!여주보 도착!!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돋는다. 그 웃음이 다시 나에게 번진다.
여주보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 중여주보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 꾹!! 눌러 찍고 여주보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
시원하게 흐르는 물살에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예고 없는 시련에다시 차가 있는 곳으로 복귀하는 길에 엄청난 폭우를 만났다. 일기예보에 없던 소나기가 갑자기 내렸다. 덕분에 우중 라이딩을 하게 되었고, 옷과 신발들이 다 젖어 버렸다. 그런데, 비 속을 달리는 기분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빗속을 40km 이상 달려 본 경험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살다 보면 이렇게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좌절하고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강인함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나는 내가 처한 상황과 정면승부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때로 정면승부라는 것은 융통성 없는 저돌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를 피해가지 않고 부딪혀 보자는 나의 인생관이다.
시련은 인간을 무릎 꿇게 하거나 더 강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나는 전자가 될 것인가 후자가 될 것인가?
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앞에 놓인 시련을 뛰어 넘어 더 강한 내가 될 것이다.
“엄마! 오늘 라이딩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아이가 꿉꿉해진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발이 팅팅 불었어.”
쪼글쪼글해진 아이의 발을 보고 말했다.
“괜찮아요. 이 정도쯤이야.”
아들이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가볍게 말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40km를 내내 비를 맞으며 달리다 보니 온몸이 축축하다.
온 몸이 흠뻑 젖은 우리하지만, 아들은 의연하게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툴툴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에 흠뻑 젖은 양말과 신발, 몸에 철썩 달라붙은 옷의 꿉꿉한 느낌이 밀려온다.
하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우중(雨中) 라이딩이라는 특별한 경험 덕분인가? 알 수가 없었다.
우리를 인도하는 안내 표지판늘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안내 표지판!
나는 내 인생에서 단 한 사람, 아이에게 그런 안내 표지판이 되려고 한다.
한 사람의 삶을 인도한다는 것은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또한 그에 맞는 자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안내자 역할로 적격인가? 그에 대한 답은 불분명하다.
하지만 합리적인 사고로 살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이어진다면 점점 그 자격의 근사치에 도달할 것이다.
인간은 미완성의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노력을 거듭해서 자신을 완성해 가는 거라고 믿는다.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차오르듯 서서히......
우리는 초승달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채워가려는 노력.
나는 아이와 함께 그 과정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