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사장님이 40대에 회사원이 되었다.-23
가해자가 되다.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대학가 호프집, 늘 음악이 흐른다.
어느 땐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노는 학생들의 기에 눌려 음악 소리는 한없이 작아진다.
"띵 ~ 동"
"띵~~동"
한창 분위기가 익어갈 무렵이면 각 테이블에서 호출하는 벨 소리가 요란스럽다. 술 추가에 얼음물 추가는 기본이고, 재떨이 교체를 요구하는 등 주문 사항도 다양했다.
2009년 ,술집 내부에서 흡연이 가능했던 시기였다.
지금으로썬 상상조차 못할 일이지만......
그 시기엔 술집 내부에서 금연을 실시한다는 자체를 예상하지 못했다.
제도는 사람과 사람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합리적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창조적 사고를 해야 한다.
창의적인 사고는 인간의 삶에 필수템이라고 생각한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부분을 고려한 창의적인 사고는 무궁무진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까페, 식당, 술집 같은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서의 금연으로 인해 쾌적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는 비흡연자들에게 반가운 희소식이었을 것이다.
"여기요! 부대찌개 하나 추가요!"
무릇 분위기가 익어가는 테이블에서 안주를 추가했다.
당시 찌개류는 주방에서 절반 정도의 시간을 끓여 나갔다.
우리 가게에서 6개월 정도 일한 수진이가 조심스럽게 안주를 서빙했다.
수진이는 차분하고 일도 곧잘 하는 학생이었다.
"앗!뜨거워!"
갑자기 테이블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수진이가 들고 있던 냄비를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학생이 건네 받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냄비가 테이블로 떨어졌고, 내용물의 일부가 한 여학생의 허벅지에 튀었다.
일단 차가운 수건으로 허벅지 부분을 닦아내고,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경증 화상이라 치료만 꾸준히 받으면 흉터는 남지 않을 거라고 했다. 천만 다행이었다.
장사를 하면서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지옥같은 순간들이었다.
그 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친 여학생의 부모님을 만났다.
화상 흉터가 남지 않도록 치료를 해야하니, 치료비를 드리겠다고 하자 350만원을 제시하셨다.
2009년 당시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 사고였고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 여학생은 피해자고, 우리는 가해자가 된 상황이었다.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죄인이 되었다.
수진이가 실수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나무랄 수도 없었다.
어쩌면 그 순간 가장 난처하고,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그 후로 수진이는 더 성실하게 일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수진이는 30대가 되었고, 가끔 연락을 하며 지낸다.
지난 날의 실수가 수진이에게 쓴 경험을 넘어 교훈으로 남았으리라 생각한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이런 일도 있구나... 라는.
대학가 술집 안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종종 등장한다.
바람 잘 날 없는 대학가 호프집,
그 안에서 다양한 풍경들과 인연들을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