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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비 Jan 16. 2022

#4. 허경영이 깨운 아침

일요일 아침, 10시가 조금 안 되는 시간이었다.

휴대폰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에이! 주말 아침에 누가 전화를......"

몽롱한 정신으로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지도 않고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 후보 허경영입니다..."

허경영 후보의 녹음된 음성 파일이 들려왔다.

어제 김미경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를 듣느라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요즘 김미경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에 푹 빠졌다. 60세가 다 되어가는 나이에 작가, 유트버, 강연가, mkyu 온라인 대학 설립 등등...  수많은 콘텐츠를 갖고 계신 분이다.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지속성, 선생님을 동경하는 이유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안일하게 살아가는 순간들이 아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계속 무언가를 시도해 보게 된다.

비록 비대면으로 만나 뵙게 된 분이지만, 내 인생에 깊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다.


전화를 끊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쉽게 잠이 오질 않았다.

"하여튼 선거 때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가 문제야."  

주말 아침의 여유를 빼앗긴 탓에 짜증이 났다.

할 수 없이 이불을 걷어차고 기지개를 켰다.

보글보글 김치찌개를 끓여 늦은 아침 밥상을 차렸다. 김치찌개를 향한 남편과 아들의 숟가락질에서 흐뭇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 그건 행복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기를 들었다. 집안이 한결 산뜻해졌다. 다른 때 같으면 오후쯤 돼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허경영 후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요 근래 몇 차례의 전화를 받았다. 물론 녹음된 후보의 음성 파일을 누군가가 전달하는 방식이겠지만......

주말 아침의 여유를 앗아갔기 때문에 짜증이 났고, 부정적인 생각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가만히 눈 씻고 찾아보기로 했다.

덕분에 하루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오전에 집안일을 끝내고, 오후에 느긋하게 책도 보고 선물 받은 스타벅스 쿠폰 사용도 했다.

넷플릭스로 영화도 한편 보고, 습작 시도 끄적거렸다.

이것저것 해도 시간이 여유로웠다.

아마 그 전화가 아니었으면 오전의 나는 깨어있지 않았을 것이다.


김미경 선생님 같은 분은 동경하고 롤모델로 삼는다. 선거 때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 공략하는 후보자들은 반면교사로 삼는다. 그 또한 가르침이다.

그리고 눈 씻고 찾아보면 분명 좋은 점도 있다.

주말 아침 전화 한 통이 나의 하루를 일찍 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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