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울고, 어떤 날은 웃는 당신에게

감정 선택

by 권서희

<어떤 날은 울고, 어떤 날은 웃는 당신에게>

벚꽃이 만개한 어느 4월, 눈보라가 휘몰아친 날이 있었다. 기온이 20도 가까이 올랐던 토요일 오전, 사람들은 김밥과 돗자리를 들고 공원을 찾았다. “엄마가 오늘 같이 놀이동산 못 가서 미안해.”라는 말로 아이를 집에 두고 사무실로 출근했던 날이었다. 점심시간 사무실 밖으로 나가니 비바람이 몰아쳤다. 얇은 옷차림으로 출근한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거센 바람과 함께 눈이 내렸다. 하얀 벚꽃 위로 새하얀 눈이 내리는 장면이라니, 아름답고 이상한 날이었다. 거리엔 반팔을 입은 사람과 패딩을 입은 사람이 공존하는 하루였다. 혼란스럽다는 말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날씨였다.


“오늘 날씨는 딱 내 마음 같아요.” 동료 강사가 나에게 이야기했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동료들이 맞장구를 쳤다. 감정이라는 것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항상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부정적인 감정만 느끼는 사람도 없다. 어떤 날은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처럼 희망차고 자신감이 넘치고 이유 없이 기분 좋은 날이 있다. 또 어떤 날은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바로 폭발할 것처럼 화가 나거나 슬픈 날도 있다. 누구나 그렇다.


햇빛이 내리쬐는 것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햇빛이 내리쬐면 쬐는 대로 맞고, 비가 오면 비를 맞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외부의 거대한 무엇인가에 다 맡겨야 할까? 감정은 변하지만 그 변화의 주도권을 내가 아닌 외부에 넘겨줘서는 안 된다. 주도권을 외부에 넘겨준다면, 좋은 일이 생겨야만 웃을 수 있고 누가 나에게 좋은 말을 할 때만 웃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 크게 웃을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내 기분에 맞춰주며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분 나쁜 날이 훨씬 더 많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내 감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바깥에서 오는 비바람에도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내 마음이라는 거대한 배의 선장은 내가 되어야 한다. 그 키를 외부 누군가에게 넘길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떤 날은 울고 어떤 날은 웃겠지만, 울기로 결정하는 것도 ‘나’이고 웃기로 결정한 것도 내가 된다. 누가 나를 기분 나쁘게 해서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다. 내가 기분 나쁨을 선택한 것이다. 감정은 외부의 어떤 요인에 따라 그때그때 그냥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그림3.png 그림 : AI CANVA https://www.canva.com


미국 아마존 서적 1위 <The let them theory>의 저자 멜 로빈스는 “다른 사람의 기분이 나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게 두지 말라.”라고 이야기한다.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의 일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남들이 자신의 기분을 망치도록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멜 로빈스는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그런 일들로, 스스로 에너지를 낭비하며 자신의 생명력을 갉아먹으며 피곤하게 살 필요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그들의 일이니, 그냥 내버려 두자.”의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님도 방송에서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오은영 박사님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나한테 전달하는 무의미한 자극들을 깊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냥 흘려보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남들이 아무리 나의 감정을 짓밟으려 해도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상처를 받을지 말지는 결국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돌을 던질 수는 있지만, 그 행동까지 내가 막을 수는 없지만, 그 돌로 인한 나의 감정은 나의 몫인 것이다.


나한테 중요하지도 않은 나쁜 사람들이 별 뜻도 없이 던진 돌에 맞아서 두 번 세 번 아파하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 나에게로 돌리는 그 화살을 당장 멈출 수 있다. 어렵겠지만,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다. 외부에 일어나는 사건이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말에 의해 우리 감정이 좌지우지되도록 내버려 두면, 외부 요인에 의해 끌려 다니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누구도 내 감정을 망칠 수는 없다. 내 감정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스스로 감정을 관리해야 한다.


감정은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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