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일 미워하는 것도 나, 제일 응원하는 것도 나

by 권서희

나를 제일 미워하는 것도 나, 제일 응원하는 것도 나


전세계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의 에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리고 OST 중 의 가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흉터는 나의 일부야. 어둠이자 조화로운 나의 일부, 나의 결점이나 아픔이 빛을 볼 수 있게 했어야 했는데” 우리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결점까지도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심지어 결점이 아닌 것 까지도 결점으로 만들어서 스스로를 미워하는 경우들이 있다.


woman-8439000_1280.png 이미지:픽사베이


얼마 전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기 바쁜 와중에, 가장 인기가 좋았던 대화의 주제는 바로 라는 다이어트 약 이야기였다. 내가 보기에 참 날씬한 친구가 있는데, “나 요즘 너무 살쪘지? 요즘에 다이어트 하느라 하루에 1끼만 먹어.”라고 근심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모두 자신들이 어디에 얼마나 살이 쪘고, 요즘 나이가 드니 주름이 얼마나 늘었고 하는 등의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냥 생긴대로 살면 안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름 열심히 이야기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나는 흰 머리를 염색하지 않는다. 아직 흰머리가 많지 않기도 하지만, 더 많아지더라도 당분간 나는 염색할 생각이 없다. 염색을 위해 써야하는 시간도 비용도 모두 나에겐 번거롭고 불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흰 머리가 뭐라고? 그냥 나의 일부라 생각한다. 훈장처럼 생각할 순 없어도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세월의 흔적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모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지난번에 한 말 때문에 상대방이 나를 안 좋게 보면 어떡하지? 내가 한 행동이 혹시 나쁜 사람으로 보였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한테 관심이 크지 않다. 각자 자기 삶을 살기 바쁘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소문도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혀진다. 그러니,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 심지어 보여지지 않는 모습까지도 스스로 날카로운 잣대로 미워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필요는 없다. 결점을 너무 열심히 찾을 필요 없다. 흐린 눈으로 나를 예쁘게만 봐줘도 아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나만큼 나를 열심히 미워하는 사람은 없다. 남들은 생각보다 나를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확률이 높다. 겸손의 미덕과 서로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쓰는 문화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나를 제일 미워하는 것은 나이다. 남들이 아니다. 이제 나를 미워하기 위한 노력을 그만 멈췄으면 좋겠다. 지금 그대로 생긴대로 살아도 꽤 괜찮은 사람이다. 나를 가장 크게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나 자신이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도 친구도 나의 사정과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나만이, 나를 제대로 응원할 수 있다. 나를 미워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를 채워보자. 우리는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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