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서툴지만, 나답게 일하는 법

20대 초년생을 위한 직장적응과 성장의 기술 -두 번째 장 (2)

by 원진영


제2장. 관계, 일보다 더 어렵다 (2)


질문이 부족해도, 말이 많아도 생기는 오해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서 흔히 생기는 오해는 ‘질문을 너무 많이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제때 하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이걸 물어보면 괜히 눈치 없다고 할까 봐’ 하는 걱정에 망설이다가, 묻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순간—일은 더 복잡해지고, 신뢰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소심한 성향일수록 질문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사나 선배 입장에서도, 알아서 하라며 맡겼던 일을 결국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답답함을 느낀다. 차라리 그때그때 물어보는 편이 낫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참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 뒤에야 '그때 한 번만 물어보고 진행했더라면…' 하고 아쉬워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흔하다. 결국, 질문을 미루는 태도야말로 더 큰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말이 많아서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 아직 조직 분위기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가벼운 농담이나 선을 넘는 이야기를 꺼냈다가 어색한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종종 생긴다. 처음엔 모두가 웃는 듯 보여도, 어느 순간부터 ‘예의 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굳어져 버리기도 한다.


말이 많다고 해서 소통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직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핵심을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큰 신뢰를 얻는다. 특히 회의나 보고 자리에서는 말의 양보다 명확함과 판단력이 더 큰 인상을 남긴다. 물론 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유쾌하게 말을 건네는 건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유쾌함이 수다스럽거나 가벼운 쪽으로 흐르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말이 과하게 많아지면, '이 사람, 사적인 이야기도 제삼자에게 쉽게 흘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줄 수도 있다.

결국, 말도 관계처럼 거리감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멀면 소통이 단절되고, 지나치게 가까우면 선을 넘게 된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건 관찰이다. 말하기 전에, 이 조직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말투, 반응을 눈여겨보자.

예를 들어, 회의 중 상사의 표정이나 동료들의 대화 방식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작은 신호를 읽어내는 능력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이다.


‘좋은 후배’가 되기 위한 진짜 조건

많은 신입사원들이 ‘좋은 후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을 잘하는 것’보다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 되는 것이 더 먼저다. 그건 업무 능력보다는 태도의 문제다.

좋은 후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적극적으로 묻되, 자기 나름의 고민을 담아 묻는 사람

실수를 인정하고 빠르게 배우려는 태도

작은 도움에도 감사를 표현할 줄 아는 마음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적절히 협업을 요청할 줄 아는 균형감각

이런 후배는 '착한 사람'이라기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신뢰는 시간이 지나며 점점 더 단단해진다.


질문: 나는 지금 누구와의 관계에 힘들까?

회사 생활을 하면서, 모두가 관계에 한 번쯤은 벽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말이 너무 없어서, 어떤 사람은 너무 직설적이라서, 혹은 어떤 사람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그럴 때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왜 힘든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가 힘든 건 그 사람이 ‘이상해서’가 아닐 수도 있다.

내가 기대한 반응과 실제 반응이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가 너무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상대의 속도와 충돌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누구와의 관계가 어렵다고 느끼는가?

나는 그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했는가?

그 기대는 현실적인가, 혹은 일방적인가?

관계는 둘의 속도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회복되기 시작한다. 적절한 거리, 솔직한 마음, 조심스러운 표현이 조금씩 쌓이면, 그 벽도 서서히 낮아질 수 있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이 있다. 불교에서 유래한 말로, 어떤 인연이 맺어지는 데에는 반드시 ‘때(時節)’와 ‘인연(因緣)’이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인연이라도 시기가 맞지 않으면 이어지기 어렵고, 반대로 평범한 만남이라도 때가 맞으면 큰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 생활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나와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라 해도, 그 당시의 역할이나 상황이 달랐다면 관계가 서먹해질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라도 다른 프로젝트, 다른 조직, 다른 시기에 다시 만나면 전혀 다른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관계든 한순간의 갈등이나 오해로 단정 짓기보다는, ‘지금은 시절이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부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