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 서툴지만, 나답게 일하는 법

20대 초년생을 위한 직장적응과 성장의 기술 - 네 번째 장

by 원진영

제4장. 비교와 불안을 지나 나다움을 회복하다


“나는 나 자신과 경쟁한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아지고 싶을 뿐이다.”

-하루카 무라카미


내가 진짜 부족해서 힘든 걸까?

지금 힘든 이유가 정말 ‘능력 부족’ 때문일까? 혹시 너무 오래 스스로를 몰아붙인 결과는 아닐까? 초년생일수록 이런 순간은 헷갈리기 마련이다. 매일 야근하는 게 당연한 건지, 아니면 서툴고 일머리가 없어 느린 건지. 지시받은 대로 했는데도 왜 인정받기보다는 부정적인 피드백만 돌아오는 건지. 그냥 너무 피곤한 건지, 아니면 애초에 이 일이 나와 맞지 않는 건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이런 고민이 반복될수록, 사람은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자존감이 서서히 바닥을 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한 걸음 물러나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지금, 내가 진짜 부족해서 힘든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나를 몰아붙이고 있는 걸까?’

번아웃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독감 같은 것이다. 하지만 번아웃의 전조는 아주 조용히 온다. 출근길이 유난히 무겁고, 메신저 알림에 심장이 철렁하고, 퇴근 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만 유난스러운가?”

“다들 이렇게 사는 거 아닐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이미 번아웃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다. 번아웃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무리해서 달려온 사람에게 먼저 찾아오는 경고다. 그리고 그 신호를 외면할수록 몸과 마음은 점점 무너진다.


비교는 나를 더 지치게 만든다

타인과의 비교는 ‘잘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나를 지치게 만드는 마음의 함정일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 자존감을 가장 빠르게 떨어뜨리는 건 비교다. 옆자리 동료가 상사에게 칭찬받는 걸 보면 “난 왜 저 정도가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고, SNS나 링크드인에는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던 친구가 승진하거나 성공적으로 이직했다는 소식이 연이어 올라온다. 참 이상하게도, 내가 전투력을 잃었을 때 세상은 유독 더 반짝이는 사람들만 보인다. 그럴수록 더 처참한 기분이 든다. 나만 제자리인 것 같고, 나만 뒤처진 것 같고, 나만 뭔가 잘못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건 진짜 현실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과는 대부분 ‘결과’만 보이고, 내가 겪는 건 ‘과정’ 그 자체다. 그 둘을 비교하면, 언제나 내가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땐 비교를 멈추는 게 아니라, 비교의 기준을 내 쪽으로 돌려야 한다. 어제보다 덜 지쳤다면, 오늘 실수 없이 보고를 무사히 마쳤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잘한 하루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다정하게 대하는 힘이다.

“괜찮아, 다시 해보면 돼.”

그 한마디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비교에 지치고, 부정적인 생각이 맴돌기 시작했다면 그 신호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몸이 아플 때 휴식이 필요하듯, 마음이 지쳤을 때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 다정함이 필요하다. 나는 종종 자애 명상(Loving-kindness meditation)을 한다. 자애란, 우리 안에 일어나는 힘겨운 감정을 억누르거나 밀어내는 대신, 이해와 친절로 자신을 바라보고 품어주는 연습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어쩌면 그 어떤 조언보다 먼저 다정한 시선일지 모른다.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 줄 루틴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퇴근 후 운동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헬스장이든, 러닝 크루에 가입하든, 혼자 꾸준히 하기 어렵다면 누군가와 함께 움직이는 방식도 괜찮다. 요즘은 함께 운동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고, 그 안에서 의지도 생긴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스트레스가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며, 무너졌던 나 자신을 다시 붙잡는 힘이 생긴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안정되면, ‘나에 대한 믿음’도 서서히 되살아난다.

자존감은 ‘나는 잘할 수 있어 ‘라는 확신이 아니다. ‘지금 부족하더라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안아주는 힘이다. 일이 잘 안 풀려도, 실수를 해도, 내가 나를 비난하지 않고 이렇게 말해주는 것.

“괜찮아. 다시 해보면 돼.”

그게 자존감이다. 회사는 당신에게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번아웃 없이 꾸준히 일하는 사람, 감정 관리가 되는 사람, 자기 리듬을 유지하는 사람을 더 오래 신뢰한다.


나다움은 나만의 리듬에서 시작된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어떻게 일하고 살아가는 것이 편한가’를 먼저 관찰해 보자. ‘나다움’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만의 리듬을 찾아보는 것이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의 기준에서 잠시 눈을 돌리고, 나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 루틴을 실험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삶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내게 잘 맞는 하루의 흐름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언제 집중력이 가장 높아지는가?

나는 혼자 일할 때 힘이 나는가, 함께 할 때 동력이 생기는가?

나는 어떤 환경에서 불안해지고, 언제 편안함을 느끼는가?

이런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과정에서, 나다움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나다운 삶은 어느 날 갑자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와 조율하며 만들어가는 것이다.


작은 루틴이 나를 지킨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보는 루틴이 필요하다. 그건 특별한 게 아니다. 오히려 작고 단순한 것들이다.

출근하면서'선물(present)' 같은 하루가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에게 속삭이기

다이어리에 오늘의 다짐 한 줄을 적기

업무 중 지칠 때, 25분 집중과 5분 뇌 휴식으로 포모도로 기법 실천하기

퇴근 후, 핸드폰 대신 스스로를 대접하는 향긋한 차 한 잔

하루 한 시간, 오롯이 나를 위한 힐링 시간

그리고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는 자신만의 리추얼을 만들어보자.

향이 주는 위로를 느끼고 싶다면 라벤더나 베르가못 향의 아로마 캔들에 불을 켜고, 3분간 눈을 감고 향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다.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눈 감고 듣는 것, 손등에 핸드크림을 바르며 천천히 손을 마사지하는 것, 다이어리에 지금의 감정을 한 줄로 써보는 동작들은 마음을 현재에 붙들어두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힘이 있다. 그렇게 작은 루틴과 리추얼들이 쌓이면, 다시 일할 힘도, 나를 믿을 용기도 서서히 회복된다.


질문: 나는 지금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일이 잘 안 풀릴 때, 나는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가?

나는 남을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진 않은가?

내 회복을 위해 어떤 루틴을 갖고 있는가?

조직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실력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자기를 지킬 수 있는 힘’이다. 그 힘은 자존감에서 오고, 자존감은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