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방학 서이초 교사에 대한 글을 몇 번이고 썼다 지웠다. 그분이 겪으셨을 울분을 백번 공감하지만 말문은 막히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이후로 밝혀지는 교권침해 관련일들이 마음을 더 후벼 팠다. 2008년 교직에 들어와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려고 노력하며 지냈다. 그 사랑에 눈이 멀었던가? 교직이 이렇게 대응능력 없이 위험직인걸 무시한채 오랜 기간 묵묵히 감수하며 지냈다.
한 번은, 지도받은 교사에게 앙심을 품고 가방에 가져온 흉기를 들고 내 자리가 있는 교무실로 뛰어가는 아이를 제지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교사의 신체부위를 몰래 촬영해 적발되어 용서하고 참으며 수업에서 계속 마주한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학부모의 거친 행동을 잠재우기 위해 학생에게 공개사과를 한 적이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니까, 난 어른이고 교사잖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지내왔다. 하지만 마음 아픈 아이들 뒤에는 더 마음이 아픈 부모가 있었고 나는 두배로 고통을 받고 치료와 위로도 받지 못했다.
그리고 후배교사의 안타까운 사건 뒤에서 눈물 흘리며 묵묵히 참아왔던 지난 시간을 후회했다. 이제는 과잉 책임감에 더한 자책과 반성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교육자로서 주관과 소신을 인정받고 싶다.
2023년 여름 슬프게 찾아온 교직에 대한 회의감을 받아들이고 회피하기보다 현명하게 지켜내길 소망한다.
-14년의 교직경력동안 가장 회의감이 컸던 2학기 시작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