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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너무 감성적이세요

며느리들에게 당당하고 싶었다.

by 드망

인스타에 올린 엄마의 시를

가족들에게 계속 보냈다.

특히 큰올케가 정말 격렬한

리액션으로 엄마를 격려했었다.


어느날.

엄마의 시를 보내고 난 뒤

큰올케가 가족 단톡방에

올린 글에 엄마가 한껏

어깨가 올라갔다.


'어머니, 너무 감성적이세요'

어쩌면 엄마의 시를 쓰는

감성이 큰올케의 감성과

코드가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큰며느리의 칭찬과 격려가

그리도 좋으냐는 내 말에

엄마는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를 하셨다.

며느리들이 더이상 엄마를

아무것도 모르는 시어머니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어깨가 펴진다는 말씀이었다.


엄마도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했고, 미래를 꿈꿀

능력이 충분한 사람이었지만

환경이 도와주지 않았고

그 꿈을 이루지 못했었다.

그 아픔이 평생 엄마를

움츠러들게 했던 모양이다.


명문대 출신의 박사인 큰며느리

약사인 작은 며느리

엄마 생각에 너무 잘난

며느리들에게 어딘가 모르게

위축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엄마가 글을 쓴다는

것을 모두 다 알고,

엄마 스스로 글을 쓰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았다.

글쓰기의 치유 능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엄마를

통해 정말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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