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계단의 의미, 그리고 한 곡의 위로]
김포공항에서 사우역으로 향하던 어느 날, 에스컬레이터 앞에 조용히 멈춰 섰습니다.
그저 수없이 지나쳐 온 평범한 풍경이었는데,
그날 따라 그 장면이 유독 낯설고 깊게 다가왔습니다.
높고 좁은 벽 사이로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이 이어지고,
한 걸음씩 올라설수록 가슴 한 켠이 묘하게 먹먹해졌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어쩌면, 지금 내 인생과도 닮아 있구나.’
살다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희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주저앉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정상 앞에서 방향을 잃기도 하지요.
그러다 문득,
다시 한 발 내딛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렇게 한 계단을 오르고 나면,
아주 작은 기대가 가슴 안에 스며듭니다.
‘어쩌면 저 위엔,
지금보다 나은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어제, 우연히 클래식 음악을 들었습니다.
익숙한 노래도 아닌데
그 선율이 낯설지 않게 마음속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곡은 묵직한 슬픔으로,
어떤 곡은 담담한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그 한 곡이,
마치 내 삶을 조용히 다독이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그렇게 위로받고 싶었던 걸까?
무엇이 그렇게 내 마음을 지치게 만들었던 걸까?
사람들은 종종 말합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바꾸려 애썼는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처는 그냥 아물지 않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얼마나 ‘치유받으려’ 노력했느냐에 따라
그 아픔은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됩니다.
에스컬레이터 위를 천천히 올라가며
나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고단하고 지친 하루 속에서도,
단지 ‘한 계단’을 오를 힘만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도전 중’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요.
지금 당신은
어떤 계단 앞에 서 계신가요?
그 길이 멀고,
벽이 높아 답답하게 느껴질지라도,
그 안엔 반드시
당신만의 정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그 하루가 클래식 한 곡처럼
당신의 삶을 위로하는 선율로 남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말)
이 글은
지친 하루 끝에 조용히 스며든 삶의 장면을
작은 숨처럼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계단을 오르는 일상이,
클래식 한 곡처럼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걸
나누고 싶었습니다.
지금,
당신이 오르고 있는 그 한 계단이.누군가에게도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계단 위에서 다시 마주 웃을 수 있기를요.
– 우풍 정영일 작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