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가는곳, 카페에서의 만남
[스쳐가는 인연도, 가끔은 말을 건넨다]
매일처럼 찾는 카페에 익숙한 두 사람의 얼굴이 있다.
그들은 늘 같은 시간대에 머물며,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몇 시간을 보내고 사라진다.
그들처럼 나도 매일 이곳에 온다.
처음에는 서로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도 모르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일 거라 생각했지만,
자주 마주치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또 어떤 마음으로 이 공간을 찾는지..
아마 그들도 나를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볼지도 모른다.
“저 사람은 무엇을 하길래 매일 이 시간에 와서 몇 시간씩 앉아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사실, 나도 그들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다정하게 말을 걸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게 혹시 불편함이 되진 않을까 조심스러워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만으로도
마음 한 편이 채워지는 날이 있다.
평생 살면서 20만 명 이상의 사람을 만났다고 해도, 이처럼 자주 마주치면서도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어느 날, 카페에서 늘 공부하던 한 분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분이 집중해서 읽고 있던 책을 보고 짧은 글을 써서 보여드리자,
그분은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글을 진중하게 잘 쓰시네요.”
그 한 마디로 우리는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게 되었고,
그 이후로 카페에서 마주칠 때마다 눈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분은 내 글을 읽는 독자가 되었고,
나는 그 과정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글이라는 건,
말보다 먼저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을.
며칠 전에는 또 다른 익숙한 두 분에게도 작은 용기를 냈다.
비슷한 시간에 늘 자리를 함께했던 두 여성분에게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네고, 내 글을 소개해드렸다.
그분들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며칠 뒤 그중 한 분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작가님 글 잘 읽고 있어요.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더라고요.”
그 말 한마디가 내 하루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그분들도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걸음 용기를 내어 다가갔을 뿐인데,
그 인연은 조용한 연결이 되었다.
가끔은 글을 쓰다가,
카페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혹시 글 읽는 것을 좋아하세요?” 하고
조용히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들에게 내 브런치를 소개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억지로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글이 사람에게 닿을 때가 더 좋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도,
나는 이제 "초보 작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건넬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런 여유와 즐거움이 있는 삶이란,
때로는 글을 쓰는 힘이 되고, 그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쁨이 된다.
글이란 결국,
마음에서 공감이 일어나면 그만이다.
단순히 문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진심을 담고,
읽는 이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일이니까.
(작가의 말)
이 글은 그저 카페에서 마주친 얼굴들에 대한 짧은 관찰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속에서 삶의 여유와 조용한 연결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의 작은 인연이
어느 날엔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마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에 대해
한 번쯤 궁금해 본 적이 있지 않으셨나요?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그들의 이야기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지.
저는 그 물음표 하나를 글로 옮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얼굴들 속에서, 때로는 아주 작지만 소중한 연결이 태어나고,
그 인연이 내 글의 일부가 되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도
그런 잔잔한 인연의 따뜻함이 닿기를 바랍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바라보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연결은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진심으로 쓴 글 한 편이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닿기를 바라며...
– 우풍 정영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