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역행인생 3부작 시리즈] – 두 번째 이야기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고요한 절망 속에서도, 사람은 누군가의 가장이기에 견딘다."
임원의 방에서 문을 박차고 나온 쯔레이는, 아무 말 없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했지만, 입을 열 수 없었다.
눈치를 채지 못한 아내는 평소처럼 식탁을 차렸고, 딸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아빠 왔어!” 하고 달려왔다.
쯔레이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그날 밤, 그는 말없이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잠은 오지 않았다.
가슴 속에 꺼지지 않는 불안과 자책이 뒤엉킨 채로, 그는 그렇게 밤을 지새웠다.
며칠 후, 쯔레이는 근처 카페와 PC방을 전전하며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다.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무려 1000부 가까운 이력서를 보냈다.
> “중년에게 기회란, 능력이 아닌 나이로 재단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 “쯔레이 씨, 면접 가능하신가요?”
가슴이 철렁하며 뛰었다.
“역시 아직 기회는 있구나.”
그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면접 준비에 몰두했다.
아침, 양복을 다려 입고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으로 면접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면접실에 들어선 순간, 면접관이 서류를 보자마자 언성을 높였다.
> “인사담당 누구야? 78년생을 뽑자고? 연봉은 어떻게 맞추라고!”
“98년생도 아니고, 이런 나이 든 사람을 누가 써!”
인사담당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 “죄송합니다. 서류가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 바로 정리하겠습니다.”
쯔레이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힘겹게 입을 열었다.
> “죄송합니다. 괜히 번거롭게 해드렸네요.”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곳을 떠났다.
> “때로는 거절보다 더 아픈 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일이다.”
면접장을 나서며, 그는 하늘을 바라봤다.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가 이렇게까지 쓸모없는 존재였나...”
자책감과 무력감이 덮쳐왔다.
중국의 재취업 시장은 냉혹하다.
특히 35세를 넘기면, 실력이나 경력보다 먼저 ‘나이’로 탈락이 결정된다.
그는 이력서를 계속 보냈지만, 답은 없었다.
시간은 흐르고, 통장은 점점 비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하나의 시련이 찾아왔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병원 검사 결과는 뇌종양.
치료비와 수술비를 포함해 약 5천만 원의 큰돈이 필요했다.
> “자존심보다 현실, 그것이 중년의 선택이다.”
막막했다.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친 것은…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제안했던 퇴직금 6천만 원이었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 그는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 돈을 받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병원비를 해결했다.
남은 돈으로 두 달을 버텼다.
> “살아야 하기에 버틴다. 버티는 동안에도, 사람은 무너진다.”
그 두 달 동안, 그는 매일같이 또 이력서를 썼다.
그러나 마음은 점점 무너져갔다.
삶의 방향은 보이지 않았고, 현실은 더욱 무거웠다.
(작가의 말)
이 두 번째 이야기는 쯔레이라는 인물의 무너짐과 버팀, 그리고 가족을 위한 마지막 선택을 통해
중년이라는 시기가 얼마나 불합리하고, 외롭고, 무거운 책임의 시간인지를 말해줍니다.
그의 현실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하게 될 수 있는 진짜 현실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그가 이 절망의 끝에서 어떤 작은 불빛을 발견하게 되는지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 그 "역행의 시작"을 함께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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