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인이던 사람이, 어느 날 악마로 느껴질 때]
한때 잘 나가던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했습니다.
어느 날, 대표이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이제,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내 자리를 조용히 정리하고 명예롭게 은퇴했습니다.
아직 내가 일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후배가 새롭게 시작한 회사에서 다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바닥부터 시작했습니다.”
직급은 임원이었지만, 나는 처음처럼 발로 뛰며, 하나하나 숫자를 쌓아갔습니다.
쉬운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그러던 중, 예전에 알고 지내던 선배님이 운영하는 SI(시스템 통합) 기업에서 큰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2달 넘게 전국을 누비며 지치지 않고 일했고, 성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선배님 쪽에서 뚜렷한 성과는 사라졌고, 나는 그저 식사와 골프 접대에만 비용을 더 써가며 “다음 기회를 보자”는 말만 듣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 선배는 “현금으로 부탁 하나만 할게.”
유지보수 계약 중 일부 비용을 현금으로 입금해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나는 곧 매출이 날 거라는 순수한 기대감을 가지고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매출은커녕 연락조차 뜸해졌습니다...
그렇게 나는 후배의 회사에서 은퇴하고, IT 업계를 완전히 떠나 전업투자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잘 지내? 아직 그 회사에 있지?”
그런 나에게, 그 선배는 다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 말에 순간 멈칫했습니다. 이미 은퇴한 지 오래인데도, 그 사람은 여전히 나를 무언가를 부탁할 대상쯤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은 겉과 속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 뒤로, 나는 그 사람의 번호를 조용히 삭제했습니다.
미련도, 기대도, 감정도 없이...
[귀인이 악마로 변할 때]
살다 보면 귀인을 만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귀인이 시간이 지나면서 악마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움을 준 적이 있었기에, 신뢰를 준 적이 있었기에, 배신은 더욱 쓰라리고 깊습니다.
그 사람을 원망하기보다는, 그때의 내가 너무 사림을 믿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닙니다.
다행히도 그런 사람만 있었던 건 아니라는 점이 위안이 됩니다.
직장 생활 30년을 넘게 해오면서, 정말 따뜻하고 훌륭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내가 힘들 때 말 없이 도와주고, 끝까지 믿어준 사람들.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도 사람을 완전히 미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사람은 ‘겉모습’보다 ‘시간이 흐른 뒤’가 더 진짜다.
누구든 처음엔 귀인처럼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진심이 남는 사람만이 결국 나의 인생에 ‘귀인’으로 남습니다.
잘라야 할 관계는 미련 없이 정리할 줄 알아야 내 마음이 병들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에게서 희망을 놓지 말자.
우리가 가진 좋은 기억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작가의 마무리)
사람은 믿음 속에서 흔들리고, 기대 속에서 상처받습니다.
그러나 다시 사람에게서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귀인이었다가 악마로 변한 사람을 만났지만, 그를 통해 나는 사람을 보는 눈, 그리고 사람을 정리하는 용기를 배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며 익어가는 중입니다.
누구나…
- 우풍 정영잉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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