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라는 거울 속에서

by 정 영 일

[새벽이라는 거울 속에서]

오늘도 잠들지 못한 밤이었다.

눈을 감으면, 마음 한켠에서 낡은 기억들이 조용히 고개를 든다.

담배 한 모금, 다시 눕고, 음악을 틀고…

그렇게 유튜브를 몇 개 흘려보다, 또 시간은 지나갔다.

그렇게 또 하나의 밤을 지새웠다.


문득 스쳐간 생각 하나.

"과연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친구가 있을까?"

"과연 지금, 희망이란 무엇일까?"


지난 3년,

삶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걷듯, 나는 스스로를 감추고, 숨어 살았다.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그저 버겁게 느껴졌고,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던 사람들, 그리워하던 친구들을

하나둘 멀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남아 있는 이름이 드물다.

한 번은 오랜 친구에게 용기를 내어 톡을 보냈다.

"지금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지만, 일이 풀리면 보고 싶네."

그 친구는 주저 없이 답했다.

"나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게. 마음이 허락되면, 연락하게."

그 짧은 말 한마디가 그 어떤 위로보다 따뜻하게 다가왔다.

나는 한참을 가슴에 담으며 되뇌었다.

‘아,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또 두 명, ROTC 30기 골프회에서 마음을 나눴던 두 벗이 있었다.

삶이 어려워질수록 나는 그조차도 피했고,

벗은 조용히 말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몇 해가 흘렀고, 올해 아버님 소천 때,

그 친구는 말없이 문상에 찾아와 주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오해를 풀었다.

돌아가는 길에, 벗이 남긴 카톡 한 구절이 마음에 남았다.

“不結者花 休要種, 無義之朋 不可交”

열매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의리 없는 친구는 사귀지 말라…


또 한 벗은 이렇게 말했다.

"어둠은 때로 가장 깊은 성장을 품은 요람이 되고,

정적은 가장 강한 떨림을 준비하는 숨결이 되지."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려면, 먼저 "믿음"을 지켜야 한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사실…

힘들다는 말을 꺼낼 용기가 없어 연락을 끊고 살아온 건, 바로 나였다.


또 한 사람, 대학 시절 가장 가까웠던 친구.

어느 날 세상이 너무 버거워 전화기 너머로 울던 나를 조용히 받아주던 사람.

하지만 그 뒤로 2년 동안 단 한 번의 안부도 없었다.

마음이 조금씩 다쳐갔고, 결국 용기를 내어 그의 번호를 지웠다.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지내니?" 그 한마디를 기다렸던 내 마음이 참 미련했고, 서글펐다.


살아가다 보면 부모와 자식을 제외하고,

우리 삶에 조용히 기대어 설 수 있는 건 결국 "친구"라는 이름들이다.

죽음의 낭떠러지에 가까웠던 3년의 시간을 버텨낸 지금,

나는 문득,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서로를 아무렇지 않게 부르고, 소소한 말에 웃음을 터뜨리던 날들…


하지만 지금은 혼자의 시간이 더 익숙하다.

혼자라는 외로움 속에서 조금은 단단해지고,

조금은 여물어가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이젠, 세상 밖에 나와 "일과 사랑"을 통해 사랑했던 친구들을 만나니 너무 행복하다.

지금의 고요함 속에서 내 마음을 천천히 다독이고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리란 생각이다.


혼자인 이 밤, 나는 나와 함께 있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내게 필요한 가장 진한 위로다.


(작가의 말)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때론 그 관계가 지나치게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혼자가 외로운 건 맞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자신을 회복하고,

또다시 누군가를 품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이 글은 당신이 ‘고요함 속의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당신도, 나도 혼자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 다시 누군가에게 다가갈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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