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라는 이름의 현실

by 정 영 일

[노후라는 이름의 현실]

나도 곧 1년 3개월이 지나면

이순을 바라본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이

가끔은 이유 없이 두렵다.

아직은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리게 된다.


30대, 40대의 나는

‘노후’라는 단어를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다.

아직은 멀다고,

지금은 바쁘다고

준비하지 못한 시간들이

이제 와서 천천히 떠오른다.


전 세계 사람들의 걱정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노후, 그리고 돈이라는 존재다.


노후란 무엇일까.

보통은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고 난 뒤의 삶을 말한다.

일이 멈춘 뒤,

시간이 많아진 그 시절.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잘 사는 삶의 결과’라고 말했다.

노후는 어쩌면

그 결과가

가장 솔직하게 드러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말한다.

노후의 첫 번째는 건강이라고.

맞는 말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 돈은 지켜야 할 짐이 된다.


그래서 가끔 인생을

‘기승전 몸뚱이’라고 부른다.

웃자고 하는 말 같지만

돌이켜보면 꽤 정확하다.

몸이 무너지면

노후의 모든 계획도

함께 흔들린다.

몸이 아프면

태도조차 버거워지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돈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절실해지는 존재.


은퇴를 하면

돈을 버는 일은 멈추지만

돈이 나가는 일은

오히려 더 많아진다.

병원비, 생활비,

예상하지 못한 지출들.

돈은 줄어드는데

필요는 줄어들지 않는다.


이전 세대는

부모를 공양하고 모시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당연하지 않은 시대다.

결국 노후의 돈은

기대가 아닌

준비의 문제다.


쇼펜하우어는

노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젊을 때는 인생을 소설처럼 살고,

늙어서는 역사처럼 산다.”

노후의 돈은 어쩌면

과거의 선택들이

숫자로 남은 기록인지도 모른다.


돈의 특징은 분명하다.

나이가 들수록

분산되고, 줄어든다.

그래서 노후의

두 번째 조건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늦게 깨닫게 되는 것.

바로 관계다.

요즘 말로 하면

‘관계 테크’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하나둘 곁을 떠난다.

일로 맺었던 관계는 사라지고,

연락하던 사람도 줄어든다.

고독은

생각보다 조용히,

하지만 깊게 스며든다.


인생은 홀로서기라 말하지만

가족, 친구, 지인과의 관계는

홀로서기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아이러니한 존재이기도 하다.

없을 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


노후란 결국

갑자기 찾아오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의 선택들이

조금 늦게 돌아오는 결과다.


건강을 어떻게 대했는지,

돈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사람을 어떻게 대했는지.

그 모든 답이

노후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놓이게 된다.


- 우풍 정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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