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곡의 노래, 한 사람의 눈물

by 정 영 일

[한 곡의 노래, 한 사람의 눈물]

어느 날 문득,

다시 듣게 된 노래 한 곡이 있었다.


〈나 하나의 사람은 가고〉.


5년 전, 주부 트로트 열전에서

정수연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던 날이 떠올랐다.

그녀는 30대의 싱글맘이었다.


작고 마른 체구였지만

노래 속에 담긴 감정은 묵직하고도 진실했다.

그날의 무대는

원곡보다 더 깊게 마음을 파고들었고,

방청객 대부분이 조용히 눈물을 훔치던 장면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 노래는 마치

상처 위에 조심스레 손을 얹는 것처럼

말없이 다가와 위로해 주는 힘이 있었다.

아프고, 그리운 순간마다

나는 그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들었고,

어느새 백 번은 족히 넘게 재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최근,

우연히 **〈특종세상〉**이라는 30분짜리 방송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우승 이후,

코로나로 인해 콘서트는 취소되고

무대는 모두 멈춰버렸다.

화려한 조명 뒤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조용했고, 고단했다.


방송을 통해 인연이 닿은 한 시청자와 결혼하며

잠시나마 인생 2막의 행복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둘째 아이를 낳은 뒤

그 결혼마저 실패로 돌아가며

그녀는 다시 어둠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다행히 첫째는 아들이고,

둘째는 딸이었다.

그녀는 오직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했다.

그것만으로도

삶의 끈을 놓지 않을 이유가 되었다고.


싱글맘으로 아이 둘을 키운다는 건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고단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향해

부모는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아파트 위층에 전세집을 마련해 주며

조용히 딸을 품어주었다.


부모란 그런 존재다.

자식이 다칠까

자신의 눈물은 삼키고

그저 등을 토닥여주는 사람.

딸이 얼마나 애쓰고, 얼마나 버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다시 조심스럽게 무대로 돌아왔다.

신곡을 준비하고,

방송에 출연하며

아주 작은 재기를 꿈꾸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방송 도중,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들과 딸이 있기에

저는 더 열심히 살 겁니다.”


그 한 문장이

이토록 오래 마음에 남는 이유는

그 안에 모든 엄마의 얼굴이 담겨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맞다.

여자는 약할 수 있어도

엄마는 결코 약하지 않다.


한 곡의 노래,

한 편의 방송을 통해

나는 다시 한번 삶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아니, 때로는 너무 잔인하고 지독하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한가운데서 무너지지 않고 살아낸다.

노래를 부르고,

아이를 품고,

다시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내딛는다.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

결코 후회하지 말자.”


오늘따라 그 말이 깊게 스며든다.


정수연이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삶은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 우풍 정영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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