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라는 이름의 선택]
누구나 살아가면서 기회를 찾으려 애쓴다.
그리고 그 기회를 붙잡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기회란 볼 줄 아는 눈과, 잡을 수 있는 용기라고.
하지만 살아보니 그 말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기회라 믿고 과감히 손을 뻗었지만,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무너지는 순간을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마주한다.
기회는 늘 빛나 보이지만, 결과는 언제나 그렇게 친절하지는 않다.
나는 한 번도 장사를 해본 적이 없다.
줄곧 직장 생활을 해왔고, 지금은 설계사라는 이름으로 사업자의 길을 걷고 있다.
겉으로 보면 자유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 달을 기준으로 기본급은 없고,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만들지 않으면
수수료라는 결과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도 나를 재촉하지 않지만,
아무도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설득하며 밖으로 나선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가 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버거웠다고 한다.
매달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는 일조차 쉽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으면서도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
그 친구는 늘 고민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접을 수도 없고,
더 크게 벌릴 용기도 부족한
애매한 지점에서 말이다.
나는 설계사의 입장에서 기회를 바라보고,
그 친구는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기회를 바라본다.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기회란 결국, 선택 이후의 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기회는 잡는 순간보다,
잡고 난 뒤가 더 어렵다.
그 선택을 계속 밀고 나갈 힘,
흔들릴 때 버틸 수 있는 마음,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준비까지 포함해서
기회는 비로소 완성된다.
그래서 요즘 나는 기회를 이렇게 정의해본다.
기회란 단번에 인생을 바꿔주는 한 방이 아니라,
선택한 자리에서 끝까지 책임져보겠다는 태도라고.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는 발로 뛰고,
친구는 가게 문을 연다.
누가 더 옳은 선택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회는 용기 있게 잡는 사람 곁이 아니라
선택한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사람 곁에 남는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이렇게 주말을 이용해
조용히 글을 쓸 수 있는 지금이 참 고맙다.
문득, 설계사의 길을 인도해준 사랑하는 벗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1년쯤 지나고 나면, 너는 나에게 240도로 절을 하게 될 거다.”
아직은 그 말의 의미를 다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길을 선택한 것을 쉽게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
- 우풍 정영일 드림
#기회에대하여
#선택의무게
#설계사의길
#버티는힘
#사업과삶
#중년의사유
#브런치에세이
#기회란무엇인가
#선택이후의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