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내가 아픈 아이를 만든 것 같은

by Leeyoon


까만 밤들의 연속인 날들이 있다.
괜찮아질 것 같지 않은 마음이 가득한 날들이 있다.
엄마가 된다는 건
언젠가,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가슴에 커다란 돌덩이를 얹고 살아가는 거라고


절대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아이에게 가득 안겨주고
그 순간을 마주하는 엄마의 마음은 까만 밤과 같다.

재처럼 다 타들어가 만지면 곧 부서져 버릴 것 같은 그런 밤과 같다.

10년을 넘게 우울증과 공황장애 약을 먹으면서도
아이에게만큼은 들키고 싶지 않아 애써 왔는데, 그 시간이 무색하게
16살이 된 아이는 우울증을 진단받았다.
검사 결과의 그래프 속 아이의 우울 수치가 이미 재가 되어버린 내 마음을
망치로 내려치는 것 같았다.
그 재마저 훌훌 날아가 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아 공허함만 가득하다.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이 글을 시작했던 것도 내 아픔을 잘 정리해서
아이를 온전하게 더 사랑하고 싶어서였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지금부터 쓰게 될 글은 공허한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는 그런
순간들이 되길 바라본다.

지금부터 쓰게 될 글은 완벽한 엄마 되기를 내려놓은 내가
그저 한 사람으로서 아이를 바라보고 사랑하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본다.

그리고 나와 같은 많은 엄마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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