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문제

by Leeyoon


졸업식을 마치고 반 친구들과 바다에 다녀온 딸이
집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조개구이를 먹었는데
식당에서 계산을 잘못해 두 번 결제가 되었고,
잘못된 계산은 다음 날 아침까지 환불해 주기로 했다는 말이었다.

다음 날 오후가 되어도 환불된 금액은 들어오지 않았고,
나는 아직 열일곱 살인 미성년자 아이 대신
부모가 한 번쯤 연락을 해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침 집에 있던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여쭤보라고 했다.

딸은 엄마 아빠는 전후 사정을 잘 모르니
자기가 직접 하는 게 맞다고 했고,
나는 그래도 어른이 하는 게 낫지 않겠냐며
남편에게 하라고 부추겼다.

남편은 전화를 했고,
정중하게 어찌 된 일인지 여쭤봤더니
직원이 실수로 계산을 잘못했고
그날 아침 카드사에 바로 취소를 했으니
2~3일 이내에 입금이 될 거라는 답을 들었다.

확인 후 전화를 끊자
딸은 씩씩거리며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전날 식당에서는
아침까지 돈이 입금될 거라고 안내했고,
계산을 다시 할 때도
마치 자신들이 잘못한 것처럼 짜증을 냈으며,
안내를 잘못했으니 사과도 받아야 하고
자신들의 입장도 전해야 했는데
아빠가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린 게
너무 화가 났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있었던 아빠의 태도를 거론하며
다시는 아빠와 말도 섞지 않겠다고 했다.

대화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문자를 보냈다.

“엄마 아빠의 행동이
네가 어리다고 무시한 것처럼 느껴졌니?
혹시 존중받지 못한 기분이 들었어?”

아이는 그렇다고 했다.
사실 머리로 다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느낀 감정까지
부정할 수는 없었다.
어제 밤 가게 직원의 태도도
아이를 화나게 하는 데 한몫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고민이 되었다.
그렇다면 아이가 전화를 하게 두는 게 맞았을까?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사장님에게
따지고 화를 내게 하는 게 맞았을까?

남편은
이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니라고 했고,
나도 그 말에는 동의했다.

우선 아이의 의견을 무시한 것처럼 보였던 태도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나는 “화가 많이 났겠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아이는 부모인 나와 남편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아이가 전화를 해서 정말 화를 냈을지,
아니면 화를 내지 않았을지
사실 모르겠다.
이럴 때마다 정말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오래 공부하고
사람에 대해 배워 왔는데도
매순간 마주하는 아이와의 갈등은
늘 끝내 답을 찾지 못하는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느껴진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날, 아이에게 전화를 맡겼어야 했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어른이 나섰던 게 맞았는지.

다만 분명한 건
아이는 존중받고 싶었고
나는 보호하고 싶었다는 사실이다.

사춘기는 아이만 힘든 시간이 아니라
부모도 매번 자기 선택을 의심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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