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제까지 아주 평범한 보통의 날을
살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평범하지 못하다.
젖은 빨래처럼 늘어지는 나를 어쩔 도리가
없다.
오랜 우울은 마침내 친구가 되어
함께 걷기에도 나쁘지 않다 여겼는데
가끔 이렇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를 외면한다.
마음속에 묵직하게 내려앉은 이것을
우울이라 할까
슬픔이라 할까
오늘은 내내 별 일 아닌 일에도
눈물이 쏟아져
이유를 만들어대느라 곤욕을 치렀다
지쳤다는 뜻일까
견뎌내고 있는 일들을 떠올려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만 견디고 있는 게 아니라고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고
그렇게 슬퍼할 자격마저 박탈해 버린다.
며칠 전부터 오른손을 쓸 때마다
엄지손가락이 아프고 불편했다.
얼마 전에는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생겨
치료를 받았는데
또 이러니 그냥 버터 보려 했다.
나는 내가 내 몸이 아픈 것을 견디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밤
내가 견디고 있는 것은 내 손의 통증이 아니라
통증이 생기도록 내 몸을 혹사하고 있는
나 자신이었다.
지독하게 깊고 푸른 밤이다.
나는 왜 이렇게 나를 어쩌지 못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쓸모없는 사람이 돼버리면
버림받을 것 같아 두려운 아이처럼
나는 왜 여전히 이렇게 나를 어쩌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