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마지막회)

#추억이 있는 인생의 순간들

by 전태현 작가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사채 딸 김지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벨이 울리자 시간을 보았다.
밤 10시다.

“이 밤에 웬일이니?”



그녀가 울면서 말했다.
“지영아… 나 어떡해…”

“무슨 일이니?”

울기만 한다.
“거기 어디야? 내가 갈게…”

“00동 00건물 00의원 7층 사무실이야.”



최 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차 준비해라. 너랑 같이 가자.”
“네, 회장님.”



초겨울이라 코트와 목도리만 하고 운동화를 신었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겨울바람이 쌔하게 불어댄다.

최 실장도 누워 있다가 나왔는지 머리카락이 부시시하다.



“00로 가자.”
“네, 회장님.”
“빨리 가자.”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는다. 머리가 복잡하다.
무슨 일일까?
가는 내내 오만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30년 같이 시간이 길었다.

눈이 내린다.



그리고 건물 앞에 도착했다.
여기는 00의원 건물이다.
개발 준비라 반은 공실이다.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침착하자.”

“최 실장, 담배 하나 줘라.”
“네, 회장님.”

담배를 깊이 세 모금 빨았다.



그리고 발로 담뱃불을 비벼 끄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누르려다 말고 말했다.
“걸어서 가자.”

이윽고 7층으로 올라가니 복도에 작은 불이 켜져 있다.

그리고 조용히 걸어갔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문을 지그시 여니 작은 불빛이 보인다.

바닥에 피가 보인다.
“순간, 큰일이 났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최 실장이 먼저 들어가서 보더니 말했다.
“회장님…”

구석에 지영이가 쭈그리고 앉아 있다.
손과 옷에 피가 묻어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앞이 막막했다.



남자 시체 3명이 있다.
그리고 몸을 웅크리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야당 당대표이다. 옆에는 비서이다.
한 명은 국정원 간부 직원이다.

사채 딸 지영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



“정신 차려… 무슨 일이 있었니?”

“서로 차기 대권 흥정을 했어…

그래서 나에게 1조를 주면 양보하겠다고 했어.
결과는… 자존심 상해서 못 준다고 했어.

모두가 양주를 마시다가 그런 거야.
그래서… 네가 먼저 찔렀니?”



“아니… 나를 강간하려고 해서…
옆에 과도가 보이길래 간부의 목을 찔렀어…
두 남자가 달려들길래…
죽일 생각은 아니었어…”

국정원 간부 직원이 움직이며 돌아섰다.
옆구리에 권총이 보인다.
그리고 총을 빼 들었다.



“최 실장, 지영이 데리고 나가라.”
“회장님…?”

그리고 최 실장에게 총을 겨누었다.
멈칫하니 나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말했다.
“지영이 데리고 여기서 빠져나가라.
안 나가면 방아쇠 당긴다…”



그리고 살아 있는 직원에게 총을 쐈다.
두 남자에게도 확인 사살을 했다.

그리고 소리쳤다.
“빨리 지영이 데리고 나가!”

두 사람은 울며 나갔다.



그리고 책상에 놓인 담배에 불을 붙여 깊이 한 모금 빨았다.
유리창 밖을 보니 최 실장이 지영이를 데리고 나간다.
사채 딸 지영이 차를 타기 전에 7층을 올려다본다.
나는 손을 흔들며 웃어주었다.


차가 골목으로 빠져나가고, 총소리에 몇 분 뒤 경찰 사이렌이 울렸다.

앞에 있는 양주를 들이켜 마셨다.
다급히 올라오는 경찰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꼼짝 마! 움직이면 쏜다! 손 들어!”

권총을 바닥에 던지고 두 손을 들었다.

바닥에 넘어진 채 수갑이 채워졌다.


그리고.....

법정에서 최후 변론의 기회를 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판사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피고 김지영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한다.”



얼마 후 형장에서 소주 한 잔과 마지막 담배 한 모금을 빨아 들이고
커튼이 내려지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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