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언제나 진실처럼 말했다

#파멸을 디자인하다

by 전태현 작가
ChatGPT Image 2025년 6월 27일 오후 12_33_22.png





12주째, 3달이 되는 시점이다. 이제는 주사위를 던질 시간이다.


두 달 동안 담임목사 부부와 너무나 가깝게 지냈다.

서로 매일 안부 전화를 했고, 헌금도 많이 냈다.



드디어 타이밍이 잡혔다.

아들부인이 어머니 병원 문제로 친정에 가는 날이다.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다.

단 한 번뿐인 기회다.

저녁에 선희 집으로 초대를 하라고 했다.



6시에 부목사와 선희 집에서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았다.



점심때 집에 들러 거실 안방의 곰인형 안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선희와 단둘이 마주 앉았다. 선희가 차를 내온다.


그리고 식탁에 앉았다.

둘 사이엔 침묵이 흘렀다.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늘이다. 오늘 너만 잘하면 끝나는 거다."



"어떻게요...?"

"저녁에 밥 먹고 술 마시면서, 네가 성폭행을 유도해."



"오빠..."

"왜, 하기 싫어?"

선희는 아무 말이 없었다.



“3억 받아야지...”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
“그다음엔요?”



"나한테 문자해. 샤워하지 말고, 서울에서 오빠가 일 보러 왔다가 잠깐 들른다고 해. 바로 보내.
그리고 곧장 병원 가서 112에 신고해. 성폭행당했다고. 구급차 타고 병원에 가서 정액 채취하고, 조사받으면 끝이야. 나머진 오빠가 변호사 선임해서 다 알아서 할게."




"그럼, 저 서울 가요?"

"응. 조사 끝나고 나오면 전화해. 중도금으로 1억 줄게."



선희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다.



"너는 아무 생각하지 마. 그냥 돈만 생각해.

그리고 서울 가면 다 잊어버려. 잔금은 두 달 안에 줄게."



"오빠는 여기 계속 계시는 거예요?"

"응."



"서울 가다가 오빠 보고 싶으면 가끔 와도 돼요?"

내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응, 언제든."

선희가 나를 안아주며 말했다.
"고마워요, 오빠. 오늘 꼭 오빠가 시킨 대로 할게요."



오후 2시. 나는 집을 나왔다.
사우나에 가서 땀을 흘리며 머릿속을 정리했다. 사무실엔 가지 않았다.
공원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니 어느덧 5시다.



그리고 6시. 초인종이 울린다.
그 사람이 왔다. 선희를 보고 놀란다.



선희가 가운을 벗자, 레이스가 달린 분홍 끈나시가 드러난다.
부목사의 눈이 그녀의 가슴을 응시한다.

허벅지까지 드러난 살결은 환상 그 자체였다.



부목사가 회를 좋아해서 참치를 준비했다.
그 옆에 앉아 양주를 따라주었다.



오래된 연인처럼 술을 한 잔, 또 한 잔, 세 잔을 마신다.

그의 손이 선희의 허벅지를 더듬는다.



선희는 미소로 답한다.
남자는 안달나기 직전이다.



카메라가 촬영 중이므로 선희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그 순간, 남자가 기습적으로 선희에게 키스하고, 그녀를 번쩍 들어 안방 침대로 향한다.


"이 암캐 같은 년..."


그리고 남자는 그녀를...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남자가 말했다.
"최고였어... 정말이야. 최고더라..."



선희는 일어나며 말했다.
"화장실 다녀올게요."



물을 내린 뒤,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전화를 건다.



"오빠, 문자했어요."
"응."
"일보러 왔다가 동생 얼굴 보려고. 집에 있니?"
"네."
"얼굴 보고 서울 갈려고. 20분쯤 뒤에 간다."
"그래, 오빠."

그리고는,

"목사님, 얼른 나가세요. 제 친오빠예요. 샤워는 집에 가서 하시고요, 얼른요."



남자는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 현관문을 나선다.
아파트 입구로 나가려던 순간, 지나가는 남자를 차로 들이받는다.



남자는 놀라 정신이 없다.
차에서 내려 외친다.


"괜찮으세요...? 뭐야, 술 냄새..."

피해자가 묻는다.



"당신, 술 마셨어요?"
곧바로 112를 누르고 신고한다.

"제발, 선생님..."


무릎을 꿇은 남자 앞에 5분 뒤 경찰이 도착해 신분증을 요구하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음주측정을 거부하자, 순찰차에 실려 연행된다.



이 모든 광경을 나는 보고 있었다.
그리고 곧장 선희 집으로 올라갔다.



카메라 3대의 메모리 칩을 빼고, 선희를 때렸다.



"오빠, 왜 그래요..."

그녀의 눈가엔 파란 멍 자국이 선명하다.
선희는 방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이제 신고하면 돼요."

나는 112를 눌러 성폭행 신고를 하게 했다.


"병원 들렀다가 조사받고"
"네."

그리고 나는 집을 나왔다.



멀리서 보니 순찰차와 구급차가 동시에 도착한다.

10여 분 뒤, 코트를 입고 고개를 숙인 채 선희가 구급차에 탑승한다.
나는 그 뒤를 따랐다.




병원에 도착하고, 10분 후.
"정액 채취를 한다?"

병실에서 여경의 조사를 받고 수액을 맞았다.
새벽 1시가 넘어 병원을 나왔다.

조수석 문을 열고 그녀가 조용히 앉는다.
"담배 하나 줘."

나는 담배에 불을 붙여 그녀 입에 물려주었다.




"오빠, 나 천벌 받겠지?"
나는 그녀를 안아주며 말했다.
"다 잊어. 오늘 자고 나면 다 잊혀질 거야."



우리는 번화가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방에 들어서자 내가 말했다.



"내일 서울에서 변호사 올 거야.

너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경찰 조사 끝나면 바로 올라가."



"네..."

그녀는 힘없이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다.



그리고...

핸드폰 벨소리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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