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보고 온 날 밤,
그게 끝인 줄 몰랐었다
그 날 밤이 천둥과 번개의 시간이었음을
왜 눈치 채지 못했을까
왜 막다른 벼랑을 보지 못했을까
아버지는 담담한 모습으로
평소 그대로였으므로
지나간 날과 같은 밤인 줄만 알았다
그래서 다음 날 다시 찾아가면
와불(臥佛)처럼 누운 채 반겨주실 줄만 알았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묻지도 않았고,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못했다
아버지 역시 마지막을 모르셨던 걸까
아버지는 작별인사를 해주지 않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눈 밑의 검은 비탈을 눈치 챘더라면
그 막막한 천장을 눈치 챘더라면
다음 날, 투석 받으러 가신 아버지가
영영 깨어나지 못하시고
철 지난 달력처럼 넘겨져 버렸을 때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강 앞에 서있었다
그것은 사람이 건널 수 있는 깊이가 아니었다
찰나가 곧 영원이 되어버리고 마는
그 허망의 경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