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매순간이 놀랍다
생의 커브에서 예고 없이 튀어나오는 복병들
거리로 나온 지 몇 분 만에
신호등 앞에 정차한 내 차의 후면을 딱 치는
타인의 자동차가 그렇고,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귀가하는 이마를
벌떡 일어나서 딱 치는 멀쩡한 아스팔트가 그렇고,
오랜만의 주말 휴식을 빼앗아 달아나는
엇갈린 호출과 송출
횡단보도를 건너가는데 하늘에서 떨어진
새똥이 이마를 딱 치던 순간처럼
느닷없이 나타나서 치고 달아나는 치욕들
똥 싸고 날아가 버린 새처럼
느닷없이 나타나서 굳은 어깨를 더욱 굳게 만드는
부고장이나 도로카메라에 찍혀 날아오는 범칙금,
기다리지 않아도 잘도 찾아오는 고지서들
힘 빠진 하루가, 저만치 달아나고
낯선 여자가 일으키고 지나간 스파크처럼
어디선가 본 듯한 각본들
전생인지 전전생인지 모를
그것들은 도대체 어떤 생의 복선이었을까
진짜 나의 생이기나 한 것일까
혹시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급하게 차 몰고 나온 어느 겨울날,
아우성치며 달려들던 눈발처럼
순간의 동굴에서 튀어나와, 느닷없이
내 뺨을 후려치고 가는 생의 주걱들은
도대체, 누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