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까마귀

by 박재옥 시인


앞산마루에서 순식간에 달려든

까마귀의 커다란 날개가

그의 어머니를 덮었다고 한다

피해 볼 겨를도 없이

검은 허공을 그저 바라만 보고 계셨다고 한다

이게 말로만 듣던 죽음이란 건가 보다 하고

정신줄을 놓았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 우여곡절 끝에

목숨 끈을 다시 잇고서 돌아오신 후로

표정이 여름 모래사장처럼 밝아지셨다 한다

까마귀가 다시 찾아온다 해도

담담하게 따라나설 수 있겠다고

긍정의 문답하고 계신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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