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다가 마음이 강퍅해지면
다 내려놓고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보러 가자
검은 한숨과 종종거리던 초조함 다 던져두고
고려 대목장이 빚어놓은 아름다움에 취하러 가자
이건 꿈이다
칠백 년 화마도 피해 간 나무의 황홀이다
조선 여자 허리통 같은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밀물져가는 능선들 바라보고 있으면 알게 될 거다
우리가 살다온 저 아래 마을들이
사실은 푸른 산의 모성 아래 터 잡은 보금자리였다는 것을
고만고만한 지붕들이 머리 맞대고
서로 먼저 먹겠다고 입 벌리며
티격태격 다투던 둥지였다는 것을
조사당(祖師堂)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
길가 바위에 엉덩이 내려놓고서 무량수전 오래오래 바라보다가
눈 속에다 아름다운 절집 하나 짓고서 내려오자
그리하여 사는 일이 강퍅해질 때마다
눈 속의 무량수전 꺼내보면서 사악해지는 마음 다스려보자
참으로 정결한 마음의 성지 하나 내 안에다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