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환생

by 박재옥 시인


끊어졌던 지류가 다시 이어지듯 백구가 돌아왔다

떠난 지 보름만이었다


하늘은 선명한 진청眞靑 빛이었다

티베트 라싸에서나 본 적 있던 귀한 하늘이었다


산속 올무에 걸려 신음하는 개들은

풀어주면 제 갈 길로 가버리는데

백구는 산그림자처럼 바싹 붙어서 따라왔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전에 살았던 빈 개집으로 들어가더니

굶주린 과객처럼 집요한 탐식을 한 후에

혼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전전생이 티베트 승려인 듯 정좌하고 있었다

허공처럼 텅 빈 전생의 눈빛이

요동치는 돌풍처럼 그의 가슴으로 파고들었고,

턱턱 숨이 막혀왔다


어깨에 올려진 삶의 무게가

바위보다 무겁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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