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함성

by 박재옥 시인


신록의 산정에서 듣는다

수량 많은 계곡을 가로지르며

연두로 달려오는 생명의 소리

이 터가 좁다는 듯이 터져나가는 산천

벌목처럼 침침하던 눈이 환해져 온다

한 그루 나무에 불과한 함성의 주인들

야들야들하게 돋아나는 봄의 잎사귀

나무는 겨우내 잠자던 잎사귀 불꽃을 피워내며

나무가 모여서 숲을 이루고

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감당하기 힘들다

간만에 미세먼지 걷힌 하늘의 안경도 파랗고

바람의 의복이 가볍다

숨 헐떡거리고 높은 데 올라와서

땀 식히는 나의 붉은 귀 푸르다

죽은 것들은 소리를 만들지 못한다

살아있는 생명이 빛나는 소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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