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아카시아 소담한 꽃 피우고
꿀단지를 열어두고 있다
마을은 달콤한 맛의 침입자에게 점령당한 채
속절없이 침을 삼킨다
향기가 사람을 먹여 살린다
주말에 귀향하는 중년 부부가 싸리 소쿠리 들고 가서
아카시아 몇 그루만 훑어도
금세 꽃이 한 말
그 꽃에다 흰 눈 같은 쌀가루 풀어 향기를 시루에 안치면
금세 떡이 몇 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들
도마뱀처럼 뿔뿔이 흩어진 뒤
적적한 바람만이 거세당한 개처럼 동구洞口를 지키고 있는
고향이라는 이름의 폐허여!
문 뒤로 남아 계신 어르신들
배불리 드시고도 꽃 떡이 솔찬히 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