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눠 먹는 식사

by 박재옥 시인


눈 덮인 중산간은 새들의 감옥


죽음의 구간을 벗어나려는 듯 재빨리 날아와서

어깨에 앉기도 하고 날갯짓으로 호소하기도 한다


먹을 것 없는, 울음 고인 목젖


우리가 모르는 사이 어떤 목숨은 벼랑 끝처럼 위태로웠으니

손길 가닿을 수 있는 지점이라면


허공의 온기라도 붙잡아 목에 매주고 싶었는데

점심으로 가져온 빵을 먹으려던 참이었다


빵 조각을 잘게 나누어 손바닥에 올리자

곤줄박이 동고비가 날아와서 한 점씩 물고 간다

지상의 지푸라기라도 퍼 올리듯


여린 날개에 힘 붙은 새들

그들의 방식대로 허공에 다시 길을 만들고


아궁이 장작 불씨처럼 탁탁 날리는 눈빛

얼음 박힌 눈동자가 초롱초롱하다


먹을 양이 줄어들었지만

서로 마음에 거미줄처럼 둘러친 허기는 면할 수 있었으니


그것이 나눌 수 있는 작은 사랑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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