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열린 차창으로 꽃씨가 날아들어 왔다
안녕하세요!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인사하는 소리
귀를 의심하는 사이
텅 빈 허공을 의심하는 사이
희고 여리고 투명한 것이 바람의 급류를 타고
차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았지만, 어디에 안착했는지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미궁
그 후로 기이한 꿈에 시달렸다
무작위로 넘어가는 책갈피처럼
차 안에서 두서없이 피어나는 꽃들!
운전석 시트 밑에서 노란 민들레꽃 피고
송풍구 옆에서 애기똥풀꽃 무리 지어 피더니
뒤쪽 트렁크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분홍 나팔 부는 나팔꽃
꿈에서 깬 아침 발걸음은 어찌 이리 가벼운가
희고 여리고 투명한 신발을 신은 것처럼
차 문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서
무작위로 반갑게 인사하는 버릇이 생겼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