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꽁치

by 박재옥 시인


사는 일이 바빠서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식구들이 모였다


서울과 부산에서 직장 다니는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만나 물방울처럼 부딪친다

각자 데리고 온 바람의 냄새 다른데

식탁 위에는 꽁치 네 마리가 구워져 올라왔다


저마다 한 마리씩 잡고 살을 바르는 동안

넓은 바다가 출렁거렸다


지느러미 반짝이는 아이들

수고했다 수고했어!

난바다를 헤엄쳐 집까지 오는 동안

등에서 더운 땀깨나 났겠구나!


간만에 집 안에는 저녁 여울 물소리 같은 웃음소리 들리고

피곤 밀어낸 즐거움이 젓가락 사이를 헤집는다


꽁치살을 발라먹으면서 서로는 안다

무거운 노고가 우리의 머리 위에서

샹들리에로 매달려 희게 빛나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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