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회식

by 박재옥 시인


어부 친구가 도미를 낚아 산골을 방문했다

코로나 끝나고 첫 모임


멀리서 찾아온 친구 보려고

심산에서 도 닦고 있던 바위 같은 친구가 내려오고

약초 캐는 친구가 더덕주 들고 오고

농사짓는 친구가 쌈채 상자 싣고 오고

불통의 마스크 벗고 찰진 도미회 먹으며

그간의 암흑 세월을 토로하였다


입안에서 파도치는 웃음의 질긴 살점들

사람답게 살아본 적 언제인지, 잘못 꾼 꿈 같다


사람은 사람 냄새 맡으며 살아야 하는구나

청국장 같은 사람 냄새 맡으며 사는 게 삶이구나


투명 창살에 갇힌 전염병 감옥살이라니?

안 보이는 바이러스 적군과의 치열한 백병전이라니?


이게 말이 되나?


파장 무렵, 사람 냄새에 취해서

도인 친구는 면벽수행 작파하고

약초꾼 친구는 산삼 꿈 날리고

어부 친구는 바다를 잊고

그 옛날의 평등한 개울물로 뛰어들었다


용광로 같은 여름 해가 좀처럼 식지 않는 산 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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