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에도 봄이 오는가
봄이 오니 생각 속에서도 꽃이 핀다
물소리가 전과 사뭇 다르다
물소리도 집들이하는 새댁처럼 신난다
개울도 걷고 나도 걷는다
발걸음이 물오른 버드나무 가지처럼 가볍다
걷다 보니, 서로 박자 맞추고 있다
물소리가 무얼 무얼 하며 중얼거린다
누구에게 하는지 모르는 말을
나도 흥얼흥얼 대꾸하듯 말을 건넨다
서로 생판 모르는 사이인데
먼 길을 같이, 오래 걸어온 사이 같다
개울과 헤어지고 나서도 물소리가
도꼬마리처럼 달라붙어서 집까지 따라온다
생각하는 동안에도
생각하지 않는 동안에도
물소리는 욕조처럼 목까지 차고 넘치고
눈 감으면 모니터처럼 더 또렷해지고
시간 지나 깊은 밤처럼 멀리 흘러가 버린 것 같은데
옆구리에서 숨소리처럼 새근새근 붙어있다
잠의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에도
물소리는 불면증처럼 아직 잠들지 않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