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돌아온다
이 땅에서 별 볼 일 없이 살았지만
충실하게 생을 복무하다 떠난 이웃들
머위 풀솜대 참취 부지깽이 홑잎 당귀 눈개승마
푸른 잎으로 부활하고 싶었던 겨울 꿈들이 저리도 많았던 듯
산나물을 먹어야 비로소 봄이 온다고
믿는 손에 이끌려서 산비탈을 오른다
피부의 노래처럼 친근한 바람에 땀 식히며
오랜 기다림을 담아오는 일처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날 것의 냄새를 넘치도록 가져다가
기어코 집 안에다 풀어놓는다
그들은 떠났지만 아주 떠난 것은 아니다
산천에 떠도는 혼백의 노래가 이맘때면 정겹다
입안에서 터지는 상큼한 전율
풋내로 내미는 그들의 손을 마주 잡으면
고여있던 서로의 핏줄이 통한다
해마다 봄은 그렇게 부표처럼 다시 만나는 것이다
그들과 상봉하지 못하는 봄은 봄이 아니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