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요를 더하다

by 박재옥


소란스런 일상을 피해서

산으로 난 길로 접어든다

수해에 쓸려나간 계곡 따라서 한창인

여름은 땀 흘리며 힘들어 하는구나

S자로 굽이 돌다가

굽이 돌다가 길 끝에서

만난 은석사銀石寺라는 절집 마당

무심한 큰 눈을 꿈뻑거리는 큰 개가 있는


그 많던 소란은 다 어디로 도망갔는가


소란이 들어찬 몸뚱아리로 마주친

고요라는 멀쩡한 그릇을 깨트리기 싫어서

벌건 대낮이 뜨겁게 품고 있는

창백한 수국 옆에 가만히 앉아본다

애초부터 거기 놓여있던

멀쩡한 그릇인 양


고요에 고요를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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