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런 일상을 피해서
산으로 난 길로 접어든다
수해에 쓸려나간 계곡 따라서 한창인
여름은 땀 흘리며 힘들어 하는구나
S자로 굽이 돌다가
굽이 돌다가 길 끝에서
만난 은석사銀石寺라는 절집 마당
무심한 큰 눈을 꿈뻑거리는 큰 개가 있는
그 많던 소란은 다 어디로 도망갔는가
소란이 들어찬 몸뚱아리로 마주친
고요라는 멀쩡한 그릇을 깨트리기 싫어서
벌건 대낮이 뜨겁게 품고 있는
창백한 수국 옆에 가만히 앉아본다
애초부터 거기 놓여있던
멀쩡한 그릇인 양
고요에 고요를 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