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리의 행방

by 박재옥

환하게 불 밝힌 밤의 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는 동안

허공에서 매미가 떨어지고 있다

벌레들이 떠난 숲이 물속처럼 조용하다


그날 백수를 바라보시던 외가 할머니

우렁 같은 몸을 벗었다

생의 누더기 어렵게 기우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백수를 못 채운 몇 걸음이 아쉽다고

늘어난 자손들 허공에 매달려 운다


어느 순간, 정물처럼 곁에 있던 것들이

무심한 빗질에 쓸려나가듯

하나 둘 경계 밖으로 사라져버린다


어디로 떠나버린 것일까


조곤조곤 베푸시느라

항상 시간 짧았던 음성들은

뜨거운 사랑 알리느라

여름 한철이 짧았던 그 울음소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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