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근무를 자주 나갔던
중부전선 대성산 정상 부근
하늘이 흐려져 비바람 몰아오면
온 산의 초목들이 해일을 만난 듯 흔들렸다
천지 구분이 사라진 그곳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생존의 바다에서
뿌리박은 채 온몸으로 흔들리는
초목들의 눈물겨운 몸부림뿐이었다
군 제대하고 산 아래 내려와 보니
흔들리며 사는 것이 초목만이 아니었다
찬거리 사러간 육거리 시장에도
좌판 벌인 어머니들이
운주사 깨진 불상처럼 바닥에 주저앉아서
비바람을 껴안은 채 흔들리고 있었다
연약한 몸으로 견디면서
초목처럼 구부러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