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산에 올라서
검게 탄 눈을 비빈다
파릇파릇한 칼날처럼
산비탈를 가르며 돋아난 아이들
생명의 경구警句들로 마음 비탈이 환하다
고사리도 병풍취도 도라지 싹도
애기 상수리나무도 먼 길 걸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구나
잊지 않았구나
허공을 폴폴 떠다니던 내 집의 흙 냄새
훅하고 끼치던 잔 뿌리의 기억
눈 멀어도 마음으로 돌아오는 곳
반갑고 고맙다, 얘들아
이번에 '마음보다 먼저 핀 꽃' 제3 시집을 시산맥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시 52편과 에세이 '80년대에서 온 편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사랑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