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집으로 가는 길

by 박재옥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산에 올라서

검게 탄 눈을 비빈다


파릇파릇한 칼날처럼

산비탈를 가르며 돋아난 아이들

생명의 경구警句들로 마음 비탈이 환하다


고사리도 병풍취도 도라지 싹도

애기 상수리나무도 먼 길 걸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구나


잊지 않았구나

허공을 폴폴 떠다니던 내 집의 흙 냄새

훅하고 끼치던 잔 뿌리의 기억

눈 멀어도 마음으로 돌아오는 곳


반갑고 고맙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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