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용직 건설노동자였던 황 씨
선한 웃음이 인상 깊었던
그의 가족사는 불행히도 불행했다
밑 빠진 허기를 못 견딘 그의 아내는
산동네에 불던 바람처럼 집을 나가버렸고,
변두리 단칸방에서 자라난 사내아이 둘도
큰 도시로 떠난 후 소식이 없었다
두레박처럼 적빈하던 황 씨의 몸이
언제부터 향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는지 알 길은 없다
어느 날, 일몰의 공사판에서 귀가해보니
옆구리에서 묻어나오던 끈적끈적한 진액이
의아하기도 했을 것이다
자신의 몸이 향기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공사장 먼지 밥으로 연명해오던 그가
공사 현장에서 추락해 죽음 문턱에 서던 날,
그의 몸을 인계해 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실에서 그의 몸이 열리고 나서야
드러나던 향기의 진원지라니
잘 익은 향기의 각막과
향기의 심장과
향기의 신장과
향기의 폐장과
향기의 간장과 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