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운명의 고향 방죽에
마지막으로 인사하러 찾아갔던 날
왜가리 날아와서 저녁거리 구하고 있었다
찾아온 손님을 박대한 적 없는 늙은 방죽은
기꺼이 참붕어 몇 마리 내어주고,
자신의 운명 예감하고 있었는지
웃자란 수초와 마름들로
낡은 양은 대야처럼 수척해져 있었다
날 저물어 어둠의 살점이 수제비처럼 떨어지는 동안
수면과 눈 맞추면서 작별인사 나누었지만
늙은 방죽은 새끼를 핧는 어미 소처럼
흐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뿐
끝내 앓는 소리조차 들려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