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땅, 오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고래 같은 절집
멀리서 보면 분수를 내뿜는 저 고래가
향유고래인지 귀신고래인지 잘 모르겠지만 동해바다를 떠돌던
의뭉스런 천 년 묵은 고래가 산 위에다 절집 짓고 들어앉아서
시치미 뚝 떼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래서 이 고래가 화나면 한쪽 눈을 무섭게 뜨고서
내뿜는 물벼락이 여기까지 날아와서 뒤집어쓰게 되는 거다
그 절은 아마 오늘 밤에도 거대한 지느러미 휘저으며
넓은 동해바다를 누비고 다니는 꿈에 젖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