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의 장난

by 욕망의 화신 경희

어제 잠깐 시간이 장난을 쳤다.

나는 분명히 전날이 월요일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금요일이었다.

달력은 가만히 있었을 텐데 내 감각만 홀로 엇박자를 내고 있었던 셈이다.

시간은 참 묘하다.

하루는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가도 돌아보면 이미 저만치 가 있다.

이번 주는 특히 그랬다.

월요일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금요일이라니.

삶이 정신 차리라고 등을 툭 치는 느낌이었다.

초저녁에 눈을 떴다.

밥을 먹고 조금 움직였을 뿐인데 어느새 밤이 깊어 있다.

하루가 유유히 흘러가는 듯하지만 내 몸은 그 흐름을 조용히 따라가지 못한다.

잠을 자면서도 여기저기 쑤셔서 깨고.

뒤척일 때마다 삐그덕 삐그덕.

마치 오래된 나무문이 열릴 때 나는 소리처럼 요란하다.

몸은 정직하다.

세월을 고스란히 기록한다.

젊은 날의 붉은 노을처럼 정열적으로 타오르지는 못해도.

그래도 이렇게 하루를 살아낸다.

삐그덕거려도 깨다 자다를 반복해도.

시간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나로 존재한다.

어쩌면 삶은.

화려하게 타오르는 석양이 아니라.

꾸준히 빛을 남기는 작은 등불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그렇게 흘러간다.

조금은 어수선하게.

그래도 나답게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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