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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문 kkong coffee Aug 25. 2022

현실 카페가 시작되다

                               만약 당신이 꿈을 꿀 수 있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

                           언제나 기억하라.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꿈과 한 마리의 쥐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 월트 디즈니



카페를 오픈하는 날 직장생활만 고집했던 우리 부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모태 신앙인 내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성경 구절이다. 시작은 정말 미약했다.

 카페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점심시간 손님들이 들어오면 커피 내리기 급급했다. 초보 바리스타가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어떤 분은 사무실 들어갈 시간이 다 되어 기다리다 못해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었다.

 커피가 왜 이리 비싸냐며 나가시는 손님도 있었다. 우리가 판매하는 스페셜티 커피는 원두값도 상당했다.

 한잔에 5,500원. 서울에서는 그리 비싼 가격이 아닐지라도 인천이란 그것도 변두리 동네에선 만만찮은 가격이었나 보다.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고 카페 경영을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다.

 고상하게 음악을 틀고 여유 있게 커피를 내리고 한가할 땐 책도 읽을 수 있을 거란 상상은 개꿈이었다.

 막상 시작하니 금전적인 매출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었고 그 점을 고민하고 좌절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매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몸은 힘들고, 결단의 시간이 필요했다.


선택과 집중


 접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생활을 위해 직장은 계속 다녀야만 했고, 카페 운영에만 몰입할 수 없었다. 이 점이 매출에 가장 큰 문제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

 아내와 나는 정말 신중한 고민을 시작했다 내가 직장을 다니느냐 카페를 하느냐에 대해서 말이다.


 어느 날 평소 우리 부부를 아끼는 동네 출판사 대표님이 커피 마시러 들르셨다가 진지하게 제안했다.

“최 실장이 딱 6개월만 돈 못 번다는 생각으로 카페에 올인해 보는 건 어때요?”

 참고로 이 동네에서 나는 꽁다 방 최 실장으로 통한다. 사업자는 아내 이름으로 되어있고 아내의 공방에 얹혀 카페를 하기 때문에 직함을 나름 실장으로 정했고 주변분들은 나를 최 실장이라고 불렀다.

가게 이름은 꽁커피…… 아내의 애칭이 꽁이다.


 그 대표님의 진심 어린 한마디 말이 우리 부부에겐 결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서로 마음은 있었지만, 경제적으로 걱정이 되어서 하지 못 한 말을 대신해 준거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카페 운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편안함과 고상함을 위한 돈벌이로 카페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특히 1인 카페는 더욱더 그렇다.

 혼자 몇 사람의 일을 해야 할 경우가 다반사다. 가게 홍보부터 관리까지 전부 주인장의 몫이다.

 가게에 몰방해도 모자랄 마당에 현실에 급급해 투잡 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목적 없는 삶의 연장이다.


 이후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진정한 카페 주인장으로 거듭나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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