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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다 Dec 03. 2023

첫 번째 펭귄이 되라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쳐온 이 단어의 의미를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읽을 글이 아니라 독자가 읽어 줘야 할 글을 책도 읽지 않고 쓴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다.’라는 속담과 같았습니다. “태백산맥”의 작가로 유명한 조정래 선생님의 40년 자전 수필집 “황홀한 글 감옥”에서 책 읽기 40%, 생각하기 40%, 글쓰기 20%라고 말합니다. 생각 즉, 사유의 중요성이 책 읽기와 같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버킷리스트로 생각하던 1년 책 100권 읽기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 149권을 읽었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몇 권 선택하라고 하면 한 권이 『긴긴밤』입니다. 

  「루리」 작가의 어린이 문학입니다. 

  줄거리를 이야기하면, 동물의 모습에서 세상 만물은 연결되어 있고, 연대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복수의 마음을 거두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종이 다른 동물들은 자연 안에서 서로 사랑을 매개로 연대하고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반면 연대 이면에 도사린 ‘우리는 세상에 던져진 단독자’라는 실존주의적 관점도 포착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살아가는 운명에 처합니다. 저마다 세상에 던져진 상황에서 각자의 길을 걸으며 주체성을 찾아가는 실존주의적 여정을 말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갓 태어난 주인공 어린 펭귄이 “나에게도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합니다. 어린 펭귄에게 “날 믿어. 이름을 가져서 좋을 거 하나도 없다. 나도 이름이 없었을 때가 훨씬 행복했어.”입니다. 

  펭귄이 목적지인 바다에 도착하는 것으로 맺음을 합니다.  

   

왜 펭귄이 되라고 했을까궁금했습니다     


  한 펭귄이 바다사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을 무릅쓰고 첫 번째로 바다에 뛰어들면 그전까지 머뭇거리며 주저하던 나머지 펭귄들이 일제히 바다로 뛰어 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연히 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해설과 함께 영상을 보았습니다. 정말 엄청난 펭귄의 숫자에 놀랐습니다. 그 후로 나는 바다사자에게 잡아먹힐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든 첫 번째 펭귄이 참 멋있고 좋았습니다. 첫 번째 펭귄을 따라 바다로 뛰어드는 펭귄들의 움직임 속에서 나는 깨달음과 함께 머릿속에 생생하게 기억되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첫 번째 펭귄이란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 있게 도전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앞장서서 개척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뭐든지 1등이 아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늘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환경을 겁내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경험에서 얻게 되는 깨달음이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뿐 아니라 자신에게 성취감과 지혜를 줬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길을 찾고 노력하는 가운데 그동안 알지 못하는 것을 배우게 되어 조금씩 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아끼는 동생 중 한 명이 휴대전화 가게를 했습니다. 가장으로서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가정을 위해 전업을 결심하고 회사로 출근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치솟는 물가와 코로나로 인한 이자 부담이 많았습니다. 손익분기점과 임계점을 넘은 소상공인의 고통이 큽니다. 그래서 전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변화라는 새로운 세상의 문은 세상 밖으로 나와 알고자 할 때 열리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있어 자신을 이해하고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자기 주변을 돌아보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길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비록 그 문이 무겁고 열기 힘들더라도 나서고자 할 때 도전할 때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고 봅니다. 원하는 길로 가는 통로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가장으로서 첫 번째 펭귄이 된 그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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